1년새 4조 줄어든 생보사 부동산 대출… '돈 빌리기 쉽지 않네'

생보사 부동산담보대출채권 55조… 전년比 7.25% 감소 주담대 대출규제에 2금융 풍선효과 우려

2025-04-23     전대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생명보험사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생보사 주택담보대출로 몰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자 생명보험사들도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 뉴스1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생명보험사 부동산담보대출채권은 55조1155억원이다. 2024년 1월 대비 3조9947억원 줄었다.

부동산담보대출은 개인 또는 법인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해 돈을 빌리는 금융 상품이다. 개인은 생활자금이나 주택 구입자금 등을 위해 부동산 담보 대출을 이용하고, 법인은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활용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부동산담보대출채권 감소액이 2조4111억원으로 가장 컸다. 지난 1월 기준 삼성생명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은 30조6866억원인데, 시장에서는 이중 23조원 가량을 주택담보대출 잔액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주담대를 취급하는 생보사 중 감소폭이 컸던 곳은 ▲한화생명 5907억원 ▲푸본현대생명 1859억원 ▲흥국생명 1664억원 등이었다. 현재 국내 생보사 중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하나생명, 푸본현대생명, ABL생명 등 9곳이다. 규모로는 삼성생명이 단연 압도적이고, 뒤를 이어 한화와 교보 등이 2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주담대 취급 생보사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액 / IT조선

보험사 주담대는 은행에 비해 대출금 한도가 커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DSR)이 50%로 은행 40%에 비해 비교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보험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2금융권에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줄줄이 주택 대출 제한 조치에 나섰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하나생명 등은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해 갭투자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기준 생보사 주담대 취급평균금리(분할상환)는 4.44%~5.94%다. 지난 1월에 비해 상단금리를 0.19%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은행권 평균 주담대 취급금리 2.75~3.78%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체 금융권 중 보험사가 취급하는 주담대 비중이 크진 않지만, 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갭투자로 인해 부동산 가격 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