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 미래에셋·KB證 압수수색

이날 오전 본사 찾아와 PC·서류 등 증거물 확보… “참고인 조사차”

2025-04-23     윤승준 기자

검찰이 고려아연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이었던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고려아연 유상증자 과정에서 이들 증권사의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서울남부지검은 23일 고려아연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이었던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미래에셋증권·KB증권 본사 건물. / 뉴스1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PC와 서류 등 증거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고려아연 본사 및 경영진 사무실·주거지 등에도 압수수색을 실시해 PC와 내부 보고서, 결재 문건, 관련 서류 등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이 이들 3개사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을 받아서다.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 유상증자를 계획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대표 모집주선인, KB증권은 공동 모집주선회사였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4~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당시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으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같은 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주문했고 고려아연은 7일만인 지난해 11월 13일 유상증자 결정을 거둬들였다.

검찰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를 매수해 소각한 후 유상증자로 상환할 계획을 세웠음에도 이를 공개매수 신고서에 넣지 않은 게 부정거래에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위법행위도 살펴보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려아연 유상증자 과정에서 직접 실사를 나가지 않았지만 공동모집주선인을 맡았다”며 “참고인 조사 차원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해서 당시 주관사여서 참고인 조사차 (압수수색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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