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1Q 호실적에 주가 12만원대 회복… “연내 ‘에이전틱 AI’ 추가”

2025-04-24     김경아 기자

올해 1분기 호실적에 삼성SDS의 주가가 한 달 만에 12만원 대로 회복됐다. 최근 10만원대로 하락하며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데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인해 주가 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거로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공공부문 인공지능(AI)·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감소 여파가 올 한 해 지속될 거라는 분석이다. / 챗GPT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잠정) 매출액 3조 4898억원, 영업이익 26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18.9%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최근 1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부진에 빠진 주가도 일시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24일 삼성SDS 주가는 12만4300원에 마감, 한 달 만에 12만원 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9일 10만9600원으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다. 2014년 10월 공모가 19만원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삼성SDS는 같은 해 11월 20일 장중 4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 39만8000원(종가)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SDS의 가장 큰 악재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다. 업계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물류 사업 실적이 지속 악화할 거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삼성SDS 물류 부문은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물동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는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SDS 실적에서 물류 사업 부문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중 물류 부문 비중은 54.1%(1조8894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중에서는 55%(7조4268억원)였다.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인 ‘첼로스퀘어’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관세 전쟁에 대비한다는 전략이지만 전체 물동량 자체가 감소하면 물류 부문 실적 악화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유사한 상황이 있었는데 일시적으로 선행 물량이 증가하다가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며 “소액(800달러 미만) 수입화물 관세 면제 정책도 폐지됨에 따라 이커머스 판매 수요도 축소되고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SDS는 2조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 등 금융·국방 및 공공부문 사업 수주를 확대하며 클라우드·AI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민간 부문 IT 매출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신규 매출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분기 클라우드 사업 비중 또한 분기 기준 처음으로 IT서비스 부문 중 40%를 넘어섰다. 대구센터를 거점으로 AI·클라우드 수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S는 올해 클라우드 부문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사업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높아지며 가동률이 올라가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도 커짐에 따라 매출이 20% 중반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 겸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공공 부문에서 대기업 참여 제한이 완화되며 당사가 참여 가능한 사업이 많아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과를 낼 것”이라며 “생성형 AI 수요가 증가할 예정이기에 올해도 ‘브리티 코파일럿(자체 생성형 AI 서비스)에 ‘에이전틱 AI’를 추가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SDS의 AI 사업이 대외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류 부문 또한 한국발 해상운임지수(KCCI)가 연초 대비 45% 이상 감소했기 때문에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감소가 올 한 해 지속될 거라는 분석이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수요가 둔화 중인 데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그룹사향 매출뿐 아니라 대외 사업의 회복 전망 또한 가시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의 해소 또는 기업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전환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으로 변하기 위해선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와 CSP의 매출 증가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구일 부사장은 “향후 상호 관세 실행 여부에 따라 무역량이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보복 관세가 시행되면 긴장 국면이 심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빨리 감지하는 방식으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