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에도 불법 복제 피해 시 100% 보상” [SKT 유심 해킹]
“현 100만개 유심 보유… 5월말까지 500만개 추가 확보” 당분간 유심 부족 사태 계속 이어질 전망
해커가 심은 악성코드로 인해 고객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27일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해 달라"며 "해당 서비스에 가입했음에도 유심 불법 복제 피해 사례가 발생할 시 SK텔레콤이 100%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국민의 불편과 불안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내린 조치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긴급 지시하자 추가로 나온 대책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과기정통부와 협의 끝에 대국민 발표문을 내고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며 "SK텔레콤이 안전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다"고 가입을 권고했다. 이어 "유심보호서비스와 더불어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강화 조치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며 "침해사고 이후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7일 오후 6시 기준 SK텔레콤 전체 가입자(2300만명)의 약 24%에 해당하는 554만명의 고객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고객의 유심 정보를 탈취·복제하더라도 타 기기에서 고객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4월 18일 해킹 사고 발생 이후 나흘 만인 22일 유심보호서비스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로밍 서비스와 동시에 이용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어 제대로된 해결책이 아니라는 고객 불만이 빗발쳤다.
이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 고객을 대상으로 4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대표 발표 직후 고객들이 대거 대리점에 몰리며 유심을 제대로 교체하지 못했다는 사례가 계속됐다.
SK텔레콤은 27일 "현재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다"며 " 5월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고객 수요에 따라 계속 유심을 더 마련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전체 고객이 2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당장 SK텔레콤 유심 부족 사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SK텔레콤은 28일 고객들이 대리점에 밀려들 것을 대비해 일단 유심 온라인 예약 신청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회사 측은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 28일부터 현장 교체와 더불어 온라인 예약 신청 시스템을 통해 매장에 나오지 않아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며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은 T월드 매장을 방문 없이 해당 시스템을 통해 희망 대리점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추후 해당 매장별로 고객들에게 연락을 해 순서대로 교체할 예정이다"고 했다.
SK텔레콤은 해외 출국자의 경우 공항에서 유심 교체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해외로 출국하는 SK텔레콤 로밍 이용 고객분들을 위해 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도 유심 교체를 최대한 지원하겠다. 출국자가 제일 많은 인천공항 측과 특별 협의를 거쳐 로밍센터 인력을 50% 더 늘려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며 "혹시라도 인파가 몰려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하고 나간 고객이 해외에서 유심 불법 복제 피해를 입을 경우 SK텔레콤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SK텔레콤 해킹사고 관련 긴급지시에 따라 SK텔레콤의 이번 사이버 침해사고와 관련해 국민 불편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피해 방지대책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진행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국민에게 그 결과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알릴 계획이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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