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된 SKT 고객센터…유심 해킹 피해 대응 사실상 ‘공백’ [SKT 유심 해킹]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사상 초유의 유심(USIM) 해킹 사태 이후 '피해 100% 보상'을 약속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때 고객이 기대할 수 있는 대응 체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고객센터는 해킹 사태 이후 폭증한 문의로 사실상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SK텔레콤이 공개한 사고 후 고객센터 현황을 보면 지난 25일 기준 고객 상담 요청 건수는 4만2782건에 달했다. 해킹 공격 피해가 외부에 알려진 지난 22일 1만662건과 비교해 300% 넘게 증가했다. 콜센터 상담 대기 시간도 종전 평균 31초에서 2분 21초로 늘어났다.
T월드 온라인 예약 시스템 역시 접속자 폭주로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은 잦은 장애로 웹 브라우저나 PC 접속으로 우회해야 했으며 예약 대기 인원도 60만명을 웃돌아 긴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SK텔레콤이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가입을 당부한 '유심보호서비스' 또한 트래픽 급증으로 가입 페이지가 먹통이 되는 현상까지 발생해 소비자 불만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률은 27일 오후 6시 기준 SK텔레콤 전체 가입자의 2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 부족도 큰 문제다. SK텔레콤이 진행하는 유심 무상 교체는 총 가입자 2300만명이 대상이다. 현재까지 SK텔레콤이 보유한 유심량은 100만개다. 다음 달까지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약 500만개로 추산된다. 산술적으로 5월까지 2300만개의 30%밖에는 해소가 안되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총 교체 대상자에 비해 보유 중인 유심칩 수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온·오프라인상 혼란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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