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큰 손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2조원 빚투… 도박 통하나

비트코인 평가이익 20조… 회사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2025-04-29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투자 전략을 강화해온 미국의 투자 전문 기업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BTC) 보유량을 다시 크게 늘렸다. 스트래티지는 그간 공격적인 매수 전략으로 대규모 평가이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비트코인 쏠림이 차후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로 돌아오지 않겠냐느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이사회 의장은 지난 28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21일부터 27일까지 약 일주일간 총 1만 5355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입 금액은 약 14억2000만달러(약 1조9400억원)로, 평균 매입 단가는 9만 2737달러(약 1억 2700만원)이다. 이로써 스트래티지의 총 비트코인 보유량은 55만3555BTC로 늘어났으며, 현재 평가 가치는 약 527억6000만달러(약 72조2000억원) 수준이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2020년 8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처음으로 비트코인 매입을 시작했다. 당시 첫 매입 규모는 2만1400BTC(약 2억5000만달러)였다. 이후 스트래티지는 현금성 자산 활용에 그치지 않고 전환사채 발행, 담보 대출,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매수를 이어왔다. 이번 매입으로 총 보유량을 55만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선에서 횡보하면서 스트래티지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약 6만 6350달러(약 9100만원) 수준으로 아직은 적정 수익 내에 있다.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경제학자 피터 시프는 12일 "스트래티지가 빚을 기반으로 대규모 비트코인 매입을 지속왔다”며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경우 대량 매도나 파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스트래티지는 본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하던 회사다. 그러나 2020년 이후 가상자산 투자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왔다. 초기에는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이후 전환사채 발행, 담보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추가 매입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스트래티지의 누적 부채 규모는 82억달러(약 11조 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사측은 올해부터 2027년 까지 총 420억달러(약 57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100억주 규모의 신규 주식 발행 방침을 공개했다. 스트래티지 주가 역시 60개월 최고가 대비 약 55% 하락한 상태다. 

헤지펀드 투자자 헤드젝스(Hedgex.eth)는 지난 3월 "스트래티지의 무한 레버리지 전략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이달까지 6년간 비트코인 투자로 총 약 148억6000만달러(약 20조 3000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가상자산 투자 수익으로 51억달러(약 7조원) 이상의 추가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된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의장은 X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며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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