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 외친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서비스망은 제자리걸음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JLR 코리아) 대표가 ‘원(One) 전략’을 내세우며 고객 신뢰 회복과 소유 경험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인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가 네트워크 확대에 총력전을 펴는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행보다.
콜건 대표는 2020년 10월 1일 JLR 코리아에 공식 부임했다. 당시 그는 “리테일러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뉴 디펜더, 뉴 레인지로버,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 주요 신차를 국내에 잇따라 투입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로 취임 5년차를 맞은 그는 ‘원 전략’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서비스 편의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 인프라 확대에는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콜건 대표 취임 이후에도 리콜은 이어졌다. 2020년 10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TPMS) 오류로 리콜이 실시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견돼 추가 리콜이 이뤄졌다. 이후에도 리어 스포일러, 2.0L 인제니움 엔진, 등화장치, 배선 등에서 결함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LR 코리아의 서비스센터 수는 변화가 없다. 기존 센터를 리뉴얼 오픈한 것이 전부다. 현재 전국에 23곳의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63곳) 등 경쟁 브랜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센터 수가 적으면 점검 및 수리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대규모 리콜 발생 시에도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JLR 코리아는 서비스센터 수 자체보다는 효율성과 품질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전국 23개 센터에 240여명의 전문 테크니션을 배치하고, 레벨 3~4급 자격을 갖춘 인력을 최소 1명 이상 각 센터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80명의 전문 상담 인력이 근무 중이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비스 네트워크의 물리적 확충 없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은 업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면 그에 걸맞은 인프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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