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창작의 새로운 도구” 엑스피펜 ‘매직 드로잉 패드·매직 노트 패드’ [2025 기대주]
준수한 태블릿 성능에 고성능 액정 타블렛 기능 제공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과 함께 ‘예술’의 표현 방법 또한 디지털화됐다. 특히 ‘액정 타블렛(’과 ‘태블릿 PC’의 등장은 예술의 디지털로의 전환에 큰 전환점이 됐다. 무엇보다 ‘화면 위에 직접 그리는’ 직관성은 기존에 디지털에 익숙치 않던 아티스트들이 느끼던 ‘디지털 장벽’을 크게 낮췄다. 이제 프로는 물론, 프로를 준비하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디지타이저’, ‘타블렛’ 시장의 중심은 분명 ‘액정 타블렛’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타블렛은 디지털 펜의 필압을 인식해 창작 분야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운영체제가 탑재된 태블릿과 영문 표기는 같으나 다른 종류의 기기로 타블렛으로 구분한다.
펜 성능을 높인 ‘태블릿 PC’는 또 다른 ‘게임 체인저’다. 액정 타블렛은 화면을 뿌릴 PC가 필요하지만, 태블릿 PC는 그 자체로 작업을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 하지만 일반적인 태블릿 PC는 전문 작업에 어울릴 만한 펜 성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는 이상향에 가깝지만 가격대가 높다. 지금까지 가성비 높은 타블렛 제품을 선보이던 엑스피펜(XPpen)이 선보인 드로잉 패드 제품군은 이 시장에서도 특유의 펜 성능과 가성비의 균형을 무기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IT조선은 서울 원효로 청진빌딩에 위치한 엑스피펜 용산점 쇼룸을 방문해 엑스피펜의 신제품인 2세대 ‘매직 드로잉 패드’와 ‘매직 노트 패드’를 체험했다. 엑스피펜의 파트너 아이티로그인이 4월 오픈한 용산점의 쇼룸은 누구나 편히 찾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체험에 집중한 구성과 그룹 단위 행사까지 가능한 넓은 공간은 일반적인 판매 중심 공간 구성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김태현 아이티로그인 대표는 향후 이 쇼룸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제 어디서나 진지한 전문가급 작업환경 ‘매직 드로잉 패드’
이번에 2세대 모델이 선보이면서 성능이 강화된 엑스피펜의 ‘매직 드로잉 패드(Magic Drawing Pad)’는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급 그리기 작업 환경이 필요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태블릿’으로 바라봐도 제법 준수한 구성을 갖췄다. 제품에 탑재된 미디어텍의 ‘헬리오 G99(Helio G99: MT8781)’ 시스템온칩(SoC)은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8기가바이트(GB) 메모리가 기본 탑재됐고 가상 메모리 8GB 구성을 사용하면 좀 더 여유있는 사용이 가능하다. 저장 공간은 256GB 용량이 기본이다. 마이크로SD 카드를 사용해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다.
이 ‘매직 드로잉 패드’의 진가는 창작을 위한 디스플레이와 펜 지원에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휴대성과 작업성의 균형점 근처인 12.2인치다. 표준적인 16:9 비율이 아닌 3:2 비율, 2160x144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로 실질적인 작업 공간을 넓혔다. 밝기는 360니트, 재생률은 60Hz로 기대보다는 조금 아쉽다. 패널 표면에는 반사방지와 지문방지, 드로잉 시 종이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처리가 되어 있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보다는 밝기나 대비 등에서 조금 손해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의 표현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 ‘매직 드로잉 패드’는 엑스피펜의 ‘X3 프로 슬림’ 스타일러스를 사용한다. 이 스타일러스의 특징은 일반적인 태블릿의 펜 지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만6384단계의 정밀한 필압 인식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기존의 4096 단계로도 충분히 정밀하고 8192단계 정도면 인간이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영역을 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기존 8192단계 급 제품과 비교하면 중간 단계의 필압 인식에서 체감 가능한 차이가 난다.
펜의 위치와 움직임 인식 정확도도 훌륭하다. 이 제품의 제원상 정확도는 중앙부에서 오차 0.4mm, 가장자리에서는 1.5mm까지인데, 실제 사용 상황에서는 가장자리에서도 오차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았다. 펜의 움직임 인식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60Hz 패널에서도 여타 90~120Hz 패널 탑재 제품의 반응 속도가 크게 아쉽지 않을 정도다. 충전이나 페어링 등이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펜에 장착된 버튼은 자주 사용하는 작업을 할당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편의성 측면의 장점이다.
실용적인 성능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고성능 액정 타블렛의 역량을 결합한 이 ‘매직 드로잉 패드’는 다른 준비 없이 패드와 펜만 들고 본격적인 그리기 작업을 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제품에는 최신 ‘안드로이드 14’가 탑재됐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을 통해 작업을 위한 다양한 앱을 골라 설치할 수 있다. 제품에는 ‘클립 스튜디오 페인트(Clip Studio Paint)’ 앱의 3개월 무료 멤버십이 포함돼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제품의 기본 성능도 제법 충실해서 복잡한 수준의 작업까지도 언제 어디서든 다룰 수 있을 정도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 측면에서 본체는 두께 6.9mm와 무게 590g으로 큰 부담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배터리로는 최대 13시간쯤 작업을 할 수 있고, USB-C 포트를 통해 쉽게 충전할 수 있어 노트북보다는 배터리 사용 시간에 부담이 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제품에 자석식 부착 등 펜을 수납할 만한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엑스피펜은 이 부분을 제품에 기본 제공되는 케이스에 수납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완한 모습이다.
‘매직 드로잉 패드’는 작업뿐만 아니라 일상을 위한 태블릿으로도 제법 훌륭한 가치를 제공한다.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춰 사진을 찍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 4개 스피커 구성으로 음악이나 비디오 감상에서도 만족감이 높다. 제품 측면의 포고 핀 단자에 전용 키보드 커버를 연결해 본격적인 노트북처럼 쓸 수도 있다.
USB-C 포트를 통해 ‘DP-IN’ 기능을 지원해 노트북과 USB-C 포트로 연결해 보조 모니터나 액정 타블렛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은 PC와 패드를 넘나들며 복잡한 작업 환경을 사용하는 전문가급 사용자들에는 또 다른 매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판매 가격은 79만9000원이다. 전문가급 액정 타블렛 성능을 언제나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적인 측면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좀 더 가벼운 일상의 편리함 추구한 ‘매직 노트 패드’
엑스피펜은 신제품 ‘매직 노트 패드’는 ‘매직 드로잉 패드’와는 타깃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등장했다. 이 ‘매직 노트 패드’는 매직 드로잉 패드 대비 좀 더 작은 크기로 본격적인 전문 ‘드로잉’보다는 일상에서 펜을 사용한 가벼운 드로잉과 노트 사이 어딘가쯤을 목표로 한다. 전자책 등 태블릿의 콘텐츠 소비 측면에도 주목해서 콘텐츠의 창작과 소비 모두를 고려하는 구성이 흥미롭다.
매직 노트 패드의 태블릿으로의 기본 사양 구성은 매직 드로잉 패드와 비슷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 프로세서는 매직 드로잉 패드와 같은 미디어텍의 ‘헬리오 G99(Helio G99: MT8781)’를 사용하지만 메모리는 6GB, 저장 공간은 기본 128GB를 탑재했다. 마이크로SD 카드를 이용한 저장 공간 확장 옵션도 제외됐다. 카메라도 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만 있고, 스피커도 두 개로 줄었다. 하지만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모두 갖춰서 일상에서 화상회의는 무리없이 할 수 있다.
이 ‘매직 노트 패드’의 디스플레이는 10.95인치 크기에 1920x1200 해상도, sRGB 95% 수준의 색재현율을 갖췄다. 400니트의 밝기나 90Hz 주사율은 매직 드로잉 패드보다 나아 보이기도 한다. 이 디스플레이의 흥미로운 기능으로는 ‘3-in-1 X-페이퍼’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일반적인 ‘컬러’ 모드와 눈에 부담을 줄인 ‘라이트 컬러’, 흑백의 종이 같은 효과를 제공하는 ‘잉크 페이퍼’ 모드 등 세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이 세 가지 모드는 제품 측면의 버튼으로 바로 전환 가능하다. TUV SUD의 ‘로우 블루라이트’와 ‘페이퍼 라이크’ 디스플레이 인증도 갖췄다.
펜 성능은 기대했던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엑스피펜은 이 ‘매직 노트 패드’에도 ‘X3 프로’ 스마트칩이 탑재된 ‘X3 프로 펜슬 2’를 탑재해 전문 드로잉 작업 환경 수준의 1만6384단계 필압 인식을 지원한다. 또한 제품 콘셉트에 맞게 필기에 최적화된 부드러운 펜촉을 제공하는 점도 특징이다. 언제나 펜을 편리하게 들고 다니기 위해 케이스가 아닌 제품 본체 전면에 자석식으로 펜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둔 점도 인상적이다.
엑스피펜 ‘매직 노트 패드’는 ‘안드로이드 14’ 시스템을 탑재해 기존에 사용하던 익숙한 앱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고성능의 그리기 성능을 누릴 수 있다. 이 제품에는 효율적인 필기를 위해 엑스피펜과 ‘Jnotes’가 공동 개발한 ‘XPpen Notes’ 앱을 기본 탑재해 ‘메모장’으로의 매력을 높였다. 처음 앱을 실행하면 유료 안내가 나오지만 계정을 연결하면 영구 라이선스가 적용된다. 이 앱에는 필기 기능 뿐만 아니라 펜 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탭해 바로 메모를 시작하고 손글씨를 텍스트로 바꾸며 필기와 동기화된 녹음이나 클라우드 저장 기능 등 다양한 편의 기능들이 제공된다.
언제나 들고 다니는 데 있어 휴대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엑스피펜의 매직 노트 패드는 11인치급 크기에 7mm 두께, 495g의 무게로 본체 수준에서는 무리 없는 휴대성을 지녔다. 8000mAh 배터리로 하루 3~4시간 사용에 1주일을 충전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다. 제품 구성에는 전용 마그네틱 폴리오 케이스가 기본 포함돼 있다. 매직 노트 패드와는 자석식으로 장착되고 커버를 덮으면 화면이 꺼지며 커버를 열면 화면이 켜지는 편의성도 갖췄다. 하지만 케이스 디자인에서 스탠드 기능을 제공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엑스피펜의 ‘매직 노트 패드’는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액정 타블렛 사이에서 전문적인 그리기보다는 콘텐츠를 ‘즐기기’와 일상의 ‘필기’에 좀 더 집중한 모델이다. 물론 매직 노트 패드도 전문 작업 수준까지 대응 가능한 뛰어난 그리기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매직 드로잉 패드’보다 저렴한 모델보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차별화된 활용 방향성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국내 가격은 63만8000원으로,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평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태블릿’을 보는 게 아니라 ‘펜’과 결합된 일상을 생각한다면 남다른 매력을 지닌 제품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