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실적에 고심하는 저축은행… 지주 계열사도 안심 못해
1분기 흑자전환에 안도… 하나저축은행 손실만 152억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 8%대
저축은행 업계가 힘든 한 해를 맞이한 가운데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들도 위기에서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 산하 하나저축은행은 올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권에서 헤매고 있는 상황. 올해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연체 리스크 관리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에 공시에 따르면 금융지주 저축은행 계열사의 1분기 순손익은 ▲신한저축은행 68억원 ▲KB저축은행 62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37억원 ▲하나저축은행 -15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저축은행이 그나마 전년 동기 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보증부 대출 중심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지주계 저축은행 중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신한저축은행 보증부대출은 절반 이상이 정책자금대출으로 구성돼 있다. 사잇돌2와 같은 정책자금대출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서민금융진흥원 등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준다.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도 0.93%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113억원 대비 45.1%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12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 한 것에 만족해야 할 처지다. 올해 부실채권을 대폭 정리하면서 매각 이익이 1분기에 반영된 결과다. 그나마 수익성 개선으로 ROA(총자산이익률) 1.01%로 지주계 저축은행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37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다. KB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올해 부실채권 정리한 것이 순익에 반영된 영향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ROA는 0.21%로 전체 자산 대비 운용 효율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저축은행은 부동산PF 대출 부실 여파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적자세가 지속됐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89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30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비용으로 처리되는 금액이 증가하면서 손익에 악영향을 끼쳤다.
충당금 적립에 따른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하나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총자산수익률(ROA)은 -2.23%로 지난해 1분기 -0.10%보다 더 하락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부실 부동산PF 자산을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저축은행업권은 연체율 지표 악화를 대비해 건전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함에따라 차주 상환 능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해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8.5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주계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은 ▲KB저축은행 8.72% ▲하나저축은행 8.36% ▲우리금융저축은행 6.5% ▲신한저축은행 6.47% 순이다. 5대 시중은행 연체율이 1분기 말 기준 0.41%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하나저축은행 11.65% ▲케이비저축은행 9.82% ▲우리금융저축은행 9.82% ▲신한저축은행 7.9% 순으로 집계됐다. 4개 저축은행의 평균 NPL은 약 9.8%다.
전체 빌려준 돈 중 10%가량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부실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자금 사정이 취약한 차주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올해 저축은행업권은 중금리대출 규모를 확대하기 보단 연체율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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