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로 펀드 어때?… ‘어린이펀드’ 5년 수익률 51%
미성년 자녀 명의로 개설해 투자 수익 거두고 경제공부 일석이조 삼성전자·하이닉스 중심으로 담고 하이브·SM 등 엔터기업도 투자 저조한 단기 수익률은 주의…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가능성 높아”
어린이날을 앞둔 가운데 미성년 자녀를 위한 재테크 수단인 ‘어린이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어린이 펀드는 장기 투자형 펀드로 자녀 교육자금, 절세 효과 등을 목적으로 운용된다. 수익률도 최근 5년간 50% 이상으로 시장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경제교육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으나 단기 수익률 저조, 설정액 감소 추세 등은 위험요소로 거론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어린이 펀드 20개의 5년 수익률은 평균 51.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 31.4%를 20%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32.2%, 삼성그룹펀드 33.8%, 퇴직연금 29.6% 등도 크게 앞질렀다.
어린이 펀드는 미성년 자녀 명의로 펀드 계좌를 개설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을 뜻한다. 자녀의 교육·결혼·창업 등 미래 자금을 마련하고 자녀가 돈의 흐름, 투자 개념 등을 익힐 수 있는 금융교육 도구로 평가받는다. 절세 효과도 강점이다. 미성년 자녀 명의로 가입한 펀드 계좌에 넣은 자금은 10년마다 2000만원씩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미성년 자녀의 목돈 마련 등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 우량주 위주로 투자해 지속 가능한 성과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대부분 기본적으로 투자하고 펀드에 따라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아이스크림 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담거나 외국계 게임회사를 편입하는 게 특징이다.
펀드 상품별로 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의 5년 수익률이 139.78~146.92%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30%담으면서 빙그레, 삼양식품, 에스엠, 하이브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법한 기업에 투자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아이사랑적립’이 65.52~78.96%로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등 대형사를 한 자릿수 비중으로 골고루 담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이 62.83~68.30%로 수익률 3위였다. 성장이 유망한 중국과 인도 기업에 모두 투자한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운영사 라이엇 게임즈의 모회사인 텐센트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가치주·성장주를 동시에 투자하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 59.96~64.89% ▲KB자산운용의 ‘KB사과나무’ 64.21% ▲포트폴리오 상위 10개에 중소형주를 4개 담은 브이자산운용의 ‘브이코리아국가대표’ 55.68~58.18%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스마트고배당’ 49.15~56.32% ▲IBK자산운용의 ‘IBK어린이인덱스’ 52.28~54.19%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 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해 단기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 펀드 20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9%에 그친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4.62%)보다는 선방했으나 우수한 성과라고 보기 힘들다. 6개월 수익률도 4.44%로 한 자릿수였고 3개월 수익률은 1.60%로 1%대였다.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지 않는 점도 주의할 부분이다. 2일 기준 어린이 펀드 운용규모는 3816억원이다. 올해 들어 69억원 빠져나갔다. 투자금이 줄어들면 펀드매니저가 포트폴리오를 적극·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어려워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이 펀드 가운데 운용규모가 500억원 이상인 상품은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1887억원) 등 4개에 불과하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은 “어린이 펀드 종목은 아이들이 성장하고 어른이 돼서도 가져갈 수 있는 장기 성장 가치주가 들어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여러 흐름에 흔들릴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펀드 보고서를 통해 (자기 명의로 된) 펀드에 어떤 종목이 들어가 있고 그 기업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펀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경제공부를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