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최근 10년간 M&A 93% 빚내서 샀다
주요 운용사 22곳 인수·합병 142건 중 132건 차입인수(LBO) 체결 39건 차입 사모펀드 순자산 50% 초과… “LBO 제도개선 불가피”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최근 10년간 체결한 인수합병 계약 10건 중 9건 이상이 차입인수(LBO)로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건은 차입 규모가 사모펀드 순자산의 50%가 넘었다. 차입 비율을 낮추는 등 LBO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자산 규모 상위 22개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사모펀드는 인수합병 계약 142건 중 132건을 LBO로 체결했다. 이 가운데 39건은 차입 규모가 순자산의 50%를 넘었고 100% 이상 차입한 인수계약도 11건에 달했다. 사모펀드 대부분이 빚내서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PEF 운용사별로 보면 IMM인베스트먼트의 평균 차입 비율이 84.7%로 가장 높았다. 이들이 체결한 인수계약 23건 중 14건이 차입 비율 50%를 초과했고 6건은 100%를 넘었다.
이어 ▲유진프라이빗에쿼티 63.2% ▲NH투자증권 62.0% ▲연합자산관리 59.2% ▲맥쿼리자산운용 52.2%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홈플러스 법정관리 관련 문제를 초래한 MBK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9월 인수계약을 체결한 건의 차입 비율이 151.2%에 달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는 순자산 대비 400% 이내로 차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최근 10년간 이뤄진 인수계약은 이 비율에 한참 못 미쳤다. 현행 차입 비율규제가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가운데 현행 비율을 낮춘다고 해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차규근 의원은 “LBO가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제도개선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LBO 자체를 제한하거나 차입 비율을 낮추는 단편적인 해법보다 비율부터 방식까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열어놓고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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