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대표 기업들 “中과 경쟁서 이기려면 美기술 채택 늘려야”

2025-05-09     이광영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업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8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이 현재 AI 기술 경쟁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지만,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해 인프라 확대와 AI 반도체 수출 제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는 미 상원 상무위원회가 주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 리사 수 AMD CEO 등이 참석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 / 마이크로소프트

청문회를 주재한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은 최근 중국 딥시크(DeepSeek)의 고성능·저비용 AI 모델 출시와 화웨이의 첨단 AI 칩 공개를 언급하며, 미국 AI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미·중 AI 경쟁에서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떤 기술이 세계적으로 더 널리 채택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산 기술에 대한 우려로 MS는 사내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웨이와 5G 사례처럼,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술은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최근 자체 개발한 첨단 AI 칩을 중국 내 고객사에 대량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를 이어왔다.

올트먼 CEO는 “앞으로 몇 년 안에 AI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전력 설비를 포함한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AI 업계는 이와 함께 AI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 확대를 위한 수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말 발표된 AI 반도체 및 모델 가중치 수출 제한 규정을 철회하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15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크루즈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성급한 AI 확산 규제가 시행됐다면, 미국 기술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크게 위축됐을 것”이라며 이번 철회 결정을 환영했다. 알트먼과 수 CEO 역시 청문회에서 이에 동의했다.

AI 업계는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널리 보급하느냐가 AI 패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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