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손 보험금 15조 지급 전년比 8% 늘어… 주사·도수치료에 펑펑

금감원,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 발표

2025-05-12     전대현 기자

지난해 보험사들이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항목에 지급한 보험금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국내 보험사가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1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뉴스1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년 1조1000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이중 급여 항목에 지출한 보험금은 6조3000억원(41.6%), 비급여 항목은 8조9000억원(58.4%)으로 집계됐다. 비급여주사,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종목 쏠림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주요 치료항목 중 비급여주사제(영양제 등)와 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근골격계 질환의 보험금이 각각 2조8000억원, 2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35.8%를 차지했다.

비급여 보험금은 상급병원보다 소규모 병원과 의원급에 많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실손보험금 지급이 가장 많은 곳은 의원(32.2%)이었다. 이어 ▲병원(23.3%) ▲종합병원(17.3%) ▲상급종합병원(14.0%) 순이다.

특히 비급여는 의원(37.5%)·병원(28.6%) 비중이 66.1%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종합병원(12.3%)과 상급종합병원(9.0%) 비중은 21.3%에 불과했다.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일수록 평균 비급여 보험금도 높았다. 2009년 이전 출시해 비급여 자기부담률이 없는 1세대 상품은 평균 비급여보험금이 4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세대 상품은 25만4000원, 3세대 18만2000원, 4세대 13만6000원 순으로 자기부담 금액이 적은 상품일수록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컸다.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1조6200억원이다. 비급여 보험금은 늘었지만, 보험금 인상 효과로 적자 폭은 전년 1조9700억원 대비 3500억원 줄었다. 실손보험 경과손해율도 99.3%로 4.1%포인트 개선됐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실적과 손해율은 개선됐으나 이는 보험금 누수방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보험료 인상에 주로 기인한다"며 "병·의원급을 중심으로 비급여 주사제·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항목 보험금 쏠림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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