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코파일럿+ PC’ 1년 만에 기능 완전체

인텔-AMD-퀄컴, 핵심 기능 제공

2025-05-13     권용만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24년 5월 처음 발표한 ‘코파일럿+ PC’에서 선보인 주요 기능이 발표 1년만에 모든 지원 플랫폼에서 완전히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PC 뿐만 아니라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PC에서도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을 만나볼 수 있다.

13일(현지시각)부터, 국내 기준으로는 14일부터 제공될 윈도11 24H2의 ‘5월 정기 업데이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PC’의 출시와 함께 소개했던 ‘리콜(Recall)’ 등의 기능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코파일럿+PC의 ‘리콜’ 기능 초기 실행 화면 / 권용만 기자

화제의 ‘리콜’ 기능, 발표 1년만에 일반 사용자들에 공개

이번 ‘5월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코파일럿+ PC에 제공될 새로운 기능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리콜’이다. 이 기능은 지난 2024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PC’를 발표하면서 선보였던 핵심 기능이자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바 있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PC 작업 중 몇 초에 한 번씩 화면을 캡처하고 AI 기술을 통해 화면 안의 작업 내용을 분석해 검색 가능한 정보로 저장한다. 이후 사용자가 언제 어떤 작업을 했는지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타임라인을 직접 뒤지거나 일부의 단서를 통해서도 작업 내용 등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이미지 분석은 코파일럿+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시스템 성능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 ‘리콜’ 기능은 발표와 함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 기능은 화면 캡처를 통해 사용자의 가장 민감한 정보까지 시스템이 저장·분석하며 정보 유출시 위험 요소도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리콜’ 기능은 발표 이후 기능 구현은 물론 지역별 보안 관련 규제 준수 문제로 일반 공개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져 온 바 있다. 현재의 ‘리콜’은 모든 데이터를 PC에 저장하며 최대 75기가바이트(GB)의 저장 공간을 사용하고, 클라우드로 전송되거나 공유되지 않는다. 안면이나 지문 인식 등의 ‘윈도 헬로’ 사용자 인증 기능도 필수다. 

코파일럿+ PC에서의 ‘클릭 투 두’ 기능 실행 화면 / 권용만 기자

새롭게 제공되는 기능 중 ‘클릭 투 두(Click to Do)’ 기능은 윈도가 사용자의 작업 중 텍스트나 이미지 콘텐츠를 인식하고 적합한 작업을 제시하는 기능이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기능이 ‘앱’ 단위로 제공됐다면 ‘클릭 투 두’ 기능은 앱을 넘어선 ‘플랫폼’ 차원에서 제공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능은 화면의 이미지를 인식해 동작하기 때문에 텍스트의 복사-붙여넣기나 웹 검색, AI 요약 등을 앱을 벗어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 ‘클릭 투 두’ 기능은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하는 PC에서 ‘윈도’ 키를 누른 상태에서 원하는 곳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기능을 불러낼 수 있다. 텍스트의 경우 복사, 메모장으로 열기, 웹 검색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웹 주소를 선택하면 웹 주소를 열며 메일 주소를 선택하면 선택된 주소로 메일을 보낼 수 있게 준비된다. 10개 이상 단어를 선택하면 윈도에 포함된 언어모델을 활용한 요약이나 재작성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를 선택하면 저장이나 공유, 이미지 검색, 배경 제거 등의 기능으로도 연결된다. 향후에는 이 기능이 ‘코파일럿’과도 바로 연결돼 질문과 작업으로도 연결될 계획이다.

윈도의 검색 기능에도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AI가 활용된 윈도의 검색 기능은 이전의 키워드 검색을 넘어 AI가 미리 분석한 자료 속성을 기반으로 검색어의 문맥적 의미를 이해해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검색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능력은 특히 정리되지 않은 이미지 자료 등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대해 “코파일럿+ PC에서의 향상된 검색 기능은 기존 윈도 10의 검색 기능 대비 이미지를 찾고 새 폴더에 복사하는 데 최대 70%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제품군 / 권용만 기자

인텔ㆍAMD 기반 코파일럿+ PC, 이제 완전한 AI 기능 받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요건의 핵심으로는 40TOPS(초당 40조회 연산) 성능을 갖춘 NPU(신경망처리장치)가 꼽힌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프로세서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인텔의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 프로세서,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 등이 있다. 코파일럿+ PC는 이 중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 탑재 PC와 함께 발표됐다. 퀄컴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만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인텔과 AMD의 경우 이 ‘코파일럿+ PC’ 대응 프로세서의 출시가 조금 늦었다. AMD는 2024년 6월 컴퓨텍스를 통해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하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 ‘스트릭스 포인트(Strix Point)’를 발표했다. 인텔은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 ‘루나 레이크(Lunar Lake)’를 9월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시스템에서는 지난 4월 업데이트를 통해 이미지 생성과 라이브 캡션 기능이, 이번 5월 업데이트를 통해 ‘리콜’ 등이 추가되면서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이 제공된다.

이제 ‘코파일럿+ PC’에서 퀄컴 프로세서 기반 제품과 인텔ㆍAMD 프로세서 기반 제품간의 지원 차이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기능들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에서 먼저 제공된다. 당장 이번에 추가된 ‘클릭 투 두’ 기능에서도 ‘코파일럿 텍스트 액션(Colilot Text Actions)’ 기능은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 디바이스에서 먼저 제공될 계획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말연시 분기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격대의 노트북 중 15%가 ‘코파일럿+ PC’였다”며 “향후 몇 년 동안 판매될 PC의 대다수가 ‘코파일럿+ PC’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들 / 권용만 기자

초기에는 ‘프리미엄’ 급 시장에 집중되던 ‘코파일럿+ PC’ 대응 PC도 새로운 보급형 프로세서의 등장과 함께 주류 영역대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 부분에서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이는 제조사는 AMD다. AMD는 현재 ‘라이젠 AI 300 시리즈’에 고성능 제품군인 ‘스트릭스 포인트’ 뿐만 아니라 워크스테이션급 ‘스트릭스 헤일로(Strix Halo)’, 메인스트림 급 ‘크라켄 포인트(Kracken Point)’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 모든 제품군에서 50TOPS급 NPU를 탑재했다. 이미 LG전자나 델, HP, 레노버, 에이수스 등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이 ‘크라켄 포인트’ 탑재 제품을 선보였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X 시리즈’에서 좀 더 낮은 가격대의 디바이스를 위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현재 퀄컴은 고성능의 고가형 제품을 위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구성과 GPU 성능을 조절해 가격대를 낮춘 ‘스냅드래곤 X 플러스’와 ‘스냅드래곤 X’ 까지 총 세 가지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퀄컴 또한 모든 스냅드래곤 X 시리즈에서 45TOPS 급의 NPU를 탑재하고, 적극적인 NPU 활용으로 제품의 매력을 높이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새로운 서피스 모델이나 에이수스의 젠북 A 시리즈 제품이 새로운 보급형 스냅드래곤 제품군을 사용한다.

인텔의 제품 전략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인텔의 ‘코어 울트라 200 시리즈’ 중 코파일럿+ PC 기준에 대응 가능한 제품은 코드명 ‘루나 레이크’로 알려진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 뿐이다. 올해 시장에서의 주력 제품군인 코드명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 기반 제품들은 NPU 성능이 13TOPS 정도에 그쳐 ‘코파일럿+ PC’의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차세대 제품이 될 ‘팬서 레이크(Panther Lake)’에서 지원 폭이 넓어질 수도 있지만 당장은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