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에 부당한 외압 막는 준법 방파제 될 것”

2025-05-16     이광영 기자

“공정과 혁신의 두 날개로 힘차게 도약할 삼성의 발목을 잡는 부당한 외압을 막아내는 준법의 방파제가 되겠습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6일 공개한 ‘2024년 연간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혼란한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 부당한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원칙과 준법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4년 연간보고서’ 발간사 중 이찬희 위원장 프로필 사진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 위원장은 “정치와 법조가 맞물리며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키고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대선 때문에 경제 예측과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더욱 원칙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힘들더라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삼성의 한국경제인협회 가입을 두고 숙고를 거듭했다며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경제인단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 단체가 정치권력의 전리품이 돼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그는 “기업이 눈앞의 이익이나 불이익 회피를 위해 정경유착의 유혹에 빠졌을 때,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지 역사가 말해준다”며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은 정경유착으로 오해받는 일조차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활동과 관련된 외부의 다양한 시선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의 업무 범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관점을 바꿔 생각하고자 노력했다”며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때까지 충분히 소통하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의 존재와 활동에 대한 외부의 다양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더욱 철저한 준법감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회의 활동을 굳건히 뒷받침해준 고(故) 한종희 부회장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준감위는 보고서를 통해 출범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지속 만남을 갖고 준법경영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준감위는 “앞선 간담회에서 위원회는 이재용 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사내 준법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재용 회장도 위원회의 활동방향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 준감위는 2024년 11월 이재용 회장과 간담회를 실시하고 양측이 준법경영과 관련해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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