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부터 피지컬 AI까지”… AI 엑스포 2025 [르포]

2025-05-17     김경아 기자

“산업 현장에서도 공정·관리 과정 등에 인공지능(AI)의 빠른 도입이 필요하지만 (이번 박람회는) 유행이 ‘생성형 AI’로 넘어와 고객 친화적인 느낌이 컸습니다. 관련 업계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남아, 탄소중립 같은 문제도 AI 기술에 반영됐으면 합니다.”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AI EXPO KOREA(국제인공지능산업대전)’에 11개국 300여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총 450여개 부스가 설치됐다. 국내 AI 생태계 조성 및 산업 발전을 위해 개최되는 이 행사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시홀 내부는 수많은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16일 AI EXPO KOREA 2025에 다녀왔다.

이스트소프트의 생성형 AI 솔루션 ‘AI 라이브 챗(Live Chat)’ / 김경아 기자

이날 가장 이목을 끈 곳 중 이스트소프트의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 부스를 살펴봤다. 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해당 솔루션은 그동안 AI 아바타 서비스를 주요 기능으로 밀었지만, 이날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AI 솔루션 ‘AI 라이브 챗(Live Chat)’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그동안은 네트워크 환경 안정성의 영향을 많이 받아 라이브 챗을 상용화할 수 없었지만, AI를 온디바이스 형태로 내부에 탑재하며 제약을 덜 받게 됐다”며 “유스케이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사례라고 생각해 (내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가상인간의 자연스러운 실시간 답변 시연에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A기업과 페르소닷AI가 협업하려면 어떤 모델이 좋을까, 그리고 어떤 시너지가 날 수 있을지 설명해 줘”라고 질문하거나 서비스 상담을 받는 참관객들도 보였다.

마음AI(마음에이아이) 부스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날 마음AI는 자사의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과 솔루션이 탑재된 상용화 제품을 시연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다국어 이해 기술 ‘말(MAAL)’ ▲자연스러운 대화 솔루션 ‘수다(SUDA)’ ▲자율주행 기술 ‘워브(WoRV)’ 등이 핵심 기술이다.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자사 솔루션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상용화된 제품을 시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나 로봇 강아지, 농약 살포 기계나 등 이미 상용화된 제품의 시연을 통해 고객들이 관심을 가져 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음AI의 솔루션이 탑재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마음터치’ / 김경아 기자

망 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생성형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금융권에서도 박람회에 참석했다. 교보생명 IT 계열사인 교보DTS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솔루션 ‘에이블-RAG(Able-RAG)’를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기업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RAG(검색증강생성) 기술을 탑재했다.

해당 기술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형제회사에서 시범 사용 중이다. 보험 상담원들은 연차에 따라 답변 수준이 다르지만 해당 솔루션이 답변을 고객 맞춤화 및 상향평준화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교보생명은 AI 보안 스타트업 불칸(Vulcan)에 직접 투자하며 금융사 맞춤형 보안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교보DTS 클라우드사업팀 관계자는 “정식 오픈을 하면 금융감독원 신고 등 절차가 필요해 아직 사업 실증(PoC) 단계에 있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지만 본격적으로 AI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참가했다”며 “금융권은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자사 솔루션에서도 이(가이드라인 준수)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팩티브AI(임팩티브에이아이)는 이날 ‘AI 기반 원자재 가격 예측 솔루션’을 선보였다. 최근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원자재 등 가격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솔루션은 기업 재고량이나 생산량뿐 아니라 증시·환율·채권 데이터 등 거시 경제 지표까지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임팩티브AI 관계자는 “특히 원자재는 경제 상황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론이 중요하다”며 “거대언어모델(LLM)이 뉴스 헤드라인이나 소셜미디어(SNS) 키워드까지 추출하고 정형 데이터로 바꿀 수 있는 가격 예측 모델이 연구·개발(R&D)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영상 관제 솔루션을 선보인 ‘슈퍼브에이아이’, 생성형 AI 표절검사 솔루션 GPT킬러를 제작한 ‘무하유’ 등 다수의 기업이 AI의 일상 및 산업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슈퍼브에이아이의 '영상 관제 솔루션' / 김경아 기자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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