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신용등급 강등 여파 1% 하락 2600선 하회
무디스 ‘Aaa→Aa1’ 강등,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화…외국인·기관 매도에 낙폭 커져
코스피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장중 26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72포인트(1.17%) 하락한 2596.15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시가는 2613.70으로 출발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도세가 확대되며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a(부정적)’에서 ‘Aa1(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악화와 국가부채 증가, 정치권의 예산 합의 지연 등이 주요 배경이다. 2011년 S&P, 2023년 피치에 이어 이번 무디스의 조치까지 더해지며 미국은 ‘빅3’ 신용평가사 모두에서 최고등급을 상실하게 됐다.
신용등급 하락 여파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이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5원 오른 1395.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87억원, 기관이 466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만이 1131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일부 방어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50원(-1.67%) 내린 5만5850원, SK하이닉스는 6100원(-2.98%) 하락한 19만8400원에 거래 중이다. 현대차는 3400원(-1.75%) 하락한 19만400원, HD현대중공업은 6500원(-1.55%) 내린 41만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000원(-0.83%) 하락해 83만4000원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예고된 사안이었던 만큼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 협상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등급 하향은 미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경고로, 글로벌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은 관세 협상 기대 등으로 일부 완충될 수 있으나, 단기 조정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5.39포인트(0.74%) 하락한 719.68을 나타내고 있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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