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던 메이플스토리 코인 NXPC, 출시 사흘 만에 반토막
10만대 1 고정 환율에 실질 수익 저조…유저 이탈에 NXPC 수요 급감
새로운 국내 코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출시 직후 시스템 설계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 내 채굴 토큰인 네소(NESO)의 수익성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과 함께, 주 토큰인 NXPC 가격도 상장 이후 반토막 났다.
20일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MSU)는 공식 X(옛 트위터)를 통해 “게임 내 재화인 NESO와 아이템 수급 불균형 등 문제가 예상보다 높은 이용자 참여로 인해 심화됐다”며 “커뮤니티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 내 경제 시스템 알고리즘과 공급 메커니즘을 긴급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지난 17일 정식 출시된 넥슨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이다.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IP)인 ‘메이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RPG 게임 ‘메이플스토리 N’을 중심 콘텐츠로 하고 있으며, 생태계 내 보상 토큰인 NXPC(넥스페이스)는 같은 날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됐다.
이번 공지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게임 수익성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NESO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채굴형 토큰이며, 유저는 이를 NXPC로 전환해 외부 거래소에서 매도할 수 있다.
게임 커뮤니티에 따르면 현재 해당 게임 내에서 사냥을 통해 시간당 획득 가능한 NESO는 약 2만~3만개 수준으로 이는 0.2~0.3 NXPC에 해당한다. 최근 시세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수익은 약 0.78달러(약 1000원)에 불과하다.
구조 전반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캐릭터 육성은 장시간 반복 작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보상이 크지 않다. 보스 콘텐츠는 보상 아이템이 하향 조정되면서 참여 유인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도감이나 강화 시스템 역시 테스트 서버 대비 효용이 약화돼 성장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생태계 보상 토큰인 NXPC 가격 역시 반토막이 났다. 업비트 기준 지난 17일 상장 직후 5200원까지 올랐던 NXPC 가격은 20일 기준 최저 2590원까지 하락한 모습이다.
가격 하락 배경에는 NESO와 NXPC 간 고정 환율 구조가 있다. 두 토큰은 10만대 1 비율로 연동돼 있지만, NESO의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아 유저들이 이를 NXPC로 전환할 유인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NESO 채굴량 자체가 감소했고, 자연스럽게 NXPC 실수요도 위축됐다. 실질적 수요가 줄어든 반면 토큰 유통량은 유지되면서, 시장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황선영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디렉터는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게임플레이 경험이 충분히 보상받는 방향이 되도록 아이템 및 NESO 수급과 강화 비용 알고리즘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레이어들의 실제 참여 강도가 예상보다 더 큰 변동성을 가져왔고,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자세한 공식 발표는 곧 이어질 것이며, 인게임 내 수정 조치도 신속히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