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반 비대면 자산관리, 고객맞춤 솔루션 무한 확장” [금융 AI혁신 ⑤]
[인터뷰] 김영훈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부행장) "좋은 금융상품 제공 넘어, 고객 필요한 것 찾아주는 게 진짜 자산관리"
“자산관리의 본질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손님이 진짜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설계해 제공하는 것입니다.”
김영훈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부행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손님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맞춤형 자산관리 전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을 설계하고 케어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자산관리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영훈 부행장은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손님이 직접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동시에 언제든 하나은행의 PB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액 자산관리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하나은행의 다음 스텝은 고객 저변 확대와 자산관리 스펙트럼의 확대다. 디지털 전환과 초고령화 사회 진입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자산관리 트렌드를 반영, MZ세대부터 초고액 자산가까지 두루 포괄하겠다는 복안이다.
차별화된 상품으로 손님을 확대하고 다시 그들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김 부행장은 내달 17일 열리는 IT조선의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서 ‘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PB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한 시장상황, 조기대선 등으로 어수선한 국내외 정치·사회적 환경 속에서도 내 자산을 꾸준히 늘려갈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다.
다음은 김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 자산관리 분야에서 하나은행은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시장의 주요 트렌드는 무엇인가.
“자산관리가 단순한 금융상품 제안을 넘어 ‘라이프 케어’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고객들은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자산을 운용하고 동시에 부동산, 상속, 가업승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통화 분산, 통합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사 입장에서 다양한 고객 니즈를 통합적으로 판단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과제다.”
― 그렇다면 그런 고객 니즈에 맞춰 하나은행은 어떤 전략을 추진하고 있나.
“다수의 고객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나 바로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PB들이 시장 변화와 고객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하고, 표준화된 대안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지난해 자산관리 성과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한다면.
“신탁자산 수익률, ETF 판매액, 펀드 순자산, 퇴직연금 수익 등에서 하나은행이 모두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초고액 자산가 고객군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이는 30년간 PB 역량을 축적해 온 결과로, 고객과 깊은 신뢰 관계가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 이러한 성과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하나은행은 ‘상품’이 아닌 ‘손님’을 중심에 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손님의 수를 늘리는 것이 자산관리의 시작점이고, 그 고객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결국 상품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하나은행은 ‘WM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이름 아래, 은행을 찾은 손님을 자산관리님으로 전환시키는 구조적 접근을 하고 있다.”
― 자산관리 상품 기획 시 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하나은행은 ‘하나 더 넥스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했다. 핵심은 은퇴 포트폴리오의 완성도 제고와 자산이전 솔루션 제공이다. 은퇴설계의 핵심은 종신 캐시플로우를 누가 더 다양하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내느냐다.
하나은행은 고가 주택 대상 내집연금, 유언대용신탁, 성년후견신탁 등 차별화된 상품군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연속 상속 신탁 등은 하나은행만의 설계 역량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 요즘은 자산관리도 디지털로 넘어가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전략은 어떠한가.
“1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신규 손님 가운데 1년 내 은행을 한 번도 찾지 않는 분들이 55% 정도 된다. 이들은 온니(only) 비대면 고객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자기주도적 자산관리가 가능한 개인화 AI 자산관리 플랫폼인 ‘아이웰스’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
AI 기반 투자성향 분석과 포트폴리오 추천, 디지털PB 상담 연계, 구독형 콘텐츠 제공 등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구독 콘텐츠는 자산관리 정보 외에도 부동산, 세무, 상속 등 고객 관심사에 맞춰 주제를 확장하고 있다.”
― 요즘에는 MZ세대나 젊은 자산가도 적지 않다. 이들을 상대로 한 별도의 전략도 필요하지 않나.
“물론이다. 그래서 이전까지 자산관리에서 소외됐던 자산형성기 손님들을 유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부터 미래의 손님을 만들어간다는 접근으로 디지털 기반에서 적절한 설계와 교육을 제공하려고 한다.
아이웰스 플랫폼을 이용 중인 손님을 위해 맞춤 PB가 촘촘하게 관리를 하고 있고 완성도 높고 정제된 정보를 제공해 하나은행을 신뢰하고 맡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 하나은행은 국내 최고 외환 전문 은행인 외환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해외 고객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략도 남다를 것이란 기대가 있다.
“당연하다. 글로벌 자산관리로 말하자면 해외교민, 국내거주 외국인, 그리고 양국에 걸쳐 있는 고객으로 나눠 접근한다. 특히 해외에서 국내 자산을 보유하거나 귀국을 앞둔 고객에게 외환·세무·규제 등 정제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머니쇼와 세미나를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손님이 하나은행을 통해 자산관리의 ‘정답’을 얻을 수 있도록 집중한다.”
― 자산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많은 고객을 상대해 봤을텐데,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5060세대에게 은행 등 금융사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종합 자산 관리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그런데 은행에선 상품만 팔려고 해서 안가게 된다는 답도 하더라.
자산관리의 본질은 고객의 니즈에 기반한 설계다. 하나은행은 수익률 중심의 일방적 상품 제안이 아닌, 손님이 ‘신뢰’하는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다. 더 많은 손님의 각각의 목표와 바람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계속해서 찾을 것이다."
☞김영훈 부행장은
서울시립대 경제학 학사, 싱가포르 난양 공과 대학 MBA를 마쳤다. 2002년 목동지점 PB를 시작으로 2008년 압구정지점 Gold PB, 2011년 압구정지점골드클럽 Gold PB, 2014년 영업1부PB센터 Gold PB, 2016년 홍콩지점 Gold PB 등 약 20년 넘게 PB센터에서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한 PB전문가다.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겸 WM본부장(상무) 등을 지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