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410조 규모 美·日 합작 국부펀드 설립 제안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 소유하는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인프라와 기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손정의 회장이 최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차관과 직접 논의를 진행했으며, 미·일 양국의 고위 인사들에게도 해당 아이디어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상은 미·일 간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일본은 전면적인 무관세를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10% 기본 관세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간 통화 이후 이시바 총리는 6월 중순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 회담이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미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이 공동 소유·운영하는 형태로 설계될 수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도 참여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초기 자본금은 3000억달러(410조원) 수준으로 설정될 전망이며,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펀드는 양국 정부에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미 정부가 기존에는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 투자를 유도했다면 이번 펀드는 직접적인 이익 배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손 회장은 2024년 1월 미국 내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5000억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적 있다. 이 프로젝트 역시 국부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제안이 아직까지는 공식 협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와 소프트뱅크 측은 이번 논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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