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기부하고'… 러닝 열풍 뛰어든 금융사들

한화생명, 63빌딩 오르는 시그니처 63런 개최

2025-05-28     전대현 기자

최근 러닝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마라톤, 조깅 등이 인기 스포츠로 각광받는 추세다. 특히 러닝크루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들의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러닝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 63빌딩 수직마라톤에 참가한 러너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생명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6월 14일 63빌딩에서 '시그니처 63RUN'을 개최한다. 행사는 여의도 63빌딩 1251개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이다. 올해는 '챌린지' 부문을 신설해 참가자들이 63빌딩을 여섯 번 반복해 오르는 코스를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총 등반 고도는 1494m로 이는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건설 중인 '제다 타워(1000m)'를 넘는 높이다.

참가비는 1만5000원으로 전액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 데 기부한다. 참가 신청은 5월 28일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 일원에서 열린 '2025 우리은행배 제물포 르네상스 국제 마라톤'을 후원했다. 대회는 10km와 5km 두 개의 코스로 운영됐다. 행사에는 총 5000여명의 러너가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동안 제물포 지역 상권에서 소비 활동을 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도 지난 4월 19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인근에서 '2025 키움런'을 개최했다. 행사는 사단법인 '무의'가 주관하고 키움증권이 메인 후원사로 참여해 참가비 전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 2025명의 러너가 참가해 장애인 날을 맞아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키움런을 통해 조성된 총 1억원 상당의 기부금은 전액 사단법인 무의에 기부됐다. 이 돈은 다양한 장애인식 개선 프로젝트에 쓰일 예정이다. 

마라톤 등 달리기 문화는 일반 직장인을 비롯 학생과 주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 확산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 '2024 국민생활체육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참여 경험이 있는 체육활동 종목 중 달리기(조깅, 마라톤 포함)에 응답한 인원은 2023년 0.5%에서 지난해 6.8%로 증가했다. 과거 골프, 테니스 등 스포츠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리 러닝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러닝화 수요도 증가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러닝화 매출도 전년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 금융사들은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해 러닝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더불어 사회공헌 활동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러닝 이벤트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참가비를 전액 기부하거나, 지역 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어 많은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