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주가 106% ‘고공행진’… 글로벌투자금융그룹 도약
IB·WM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과… 연금자산 45조원 초과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상승 랠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0조원 기록을 앞두고 있다. 업계 1위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튼튼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투자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23.21% 오른 1만6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만747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다 연초(8030원) 이후 누적상승률은 106%를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9조4444억원을 기록하며 10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 자기자본 12조원을 기반으로 국내외 금융 시장에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고 특히 연금자산은 45조원을 넘어서며 업계 내 최상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도 긍정적이다. 자기자본 12조원 중 약 40%가 해외 사업에 투자돼 있고 해외 법인 자기자본은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 법인에서는 세전이익이 94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투자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또 인도 미래에셋쉐어칸 인수로 글로벌 IB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미래에셋 인도법인은 고객 계좌 약 520만개, 130개 지점,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확보하며 인도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 12조원을 상회하는 자본이 드디어 빛을 발휘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국내외 거래대금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연금자산 증가에 따라 WM 수익도 양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며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라고 판단되면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은 글로벌전략가(GSO) 박현주 회장의 글로벌 투자 철학에서 비롯됐다. 성과도 뛰어나다. 지난해 상반기 인공지능(AI) 개발사 xAI 투자 이후 약 1년만에 5배 수익을 낸 바 있다. 이외에도 스페이스X, X(구 트위터) 등 혁신 기업에 약 8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딜을 선제적으로 소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업계 1위 자기자본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이 1호 종합투자계좌(IMA) 신규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IMA의 발행 한도를 발행어음과 통합해 자기자본의 300%(200%+10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발행어음 규모가 7조7000억원으로 여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적극적 주주환원책도 주가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2월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보통주 1500만주와 2우선주 100만주를 소각하고 2030년까지 총 1억주 이상을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배당과 자사주 소각 규모를 합한 총 주주환원총액을 3670억원으로 확정했다. 총 주주환원율은 약 40%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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