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차세대 슈퍼컴퓨터, 엔비디아·델 구축 나선다
2026년 가동 목표… ‘베라 루빈’ 아키텍처 기반, 과학·AI 융합 워크플로우 가속 기대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가 도입할 슈퍼컴퓨터 ‘다우드나(Doudna)’의 구축에 델 테크놀로지스와 엔비디아가 나선다.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엔비디아는 29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다우드나’에 델의 인프라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가 활용된다고 밝혔다.
NERSC-10으로도 알려진 슈퍼컴퓨터 ‘다우드나’는 2020년 노벨상 수상자이자 유전자 수정 기술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선구자로도 알려진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의 이름을 땄다. ‘다우드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 기반 칩과 델 테크놀로지스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2026년까지 구축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은 현재의 ‘그레이스 블랙웰’을 잇는 차세대 슈퍼칩 구성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랙티클 사이즈의 GPU와 288GB 용량의 HBM4 메모리를 탑재하고 50PF(페타플롭스) FP4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라’ CPU는 커스텀 설계 기반 Arm 코어를 기반으로 88코어 176쓰레드 구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연례 행사 ‘GTC 2025’에서 “베라 루빈 슈퍼칩 기반 ‘베라 루빈NVL144’ 시스템을 2026년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 NVL144’가 기존 ‘GB300 NVL72’의 3.3배에 이르는 3.6EF(엑사플롭스) FP4 추론 성능과 1.2EF FP8 훈련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우드나’는 엔비디아의 가속기가 탑재된 ‘델 통합 랙 스케일러블 시스템’과 ‘파워엣지’ 서버, 엔비디아 퀀텀-X800 인피니밴드 네트워킹 플랫폼,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지원할 수 있는 재구성 가능한 이기종 워크플로우 환경으로 구성된다. 델의 ORv3 DLC(Direct Liquid-Cooled) 냉각 기술도 적용된다. 이 시스템은 현재 NERSC(National Energy Research Scientific Computing Center)의 슈퍼컴퓨터 ‘펄머터(Perlmutter)’ 대비 2~3배 전력 소비량으로 10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우드나’의 또 다른 특징은 ‘다목적’으로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인공지능(AI)을 하나의 원활한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점이 눈에 띈다. 다우드니는 광범위한 과학 워크플로우를 가속화할 수 있게 설계돼 핵융합 에너지나 재료과학 연구, 신약 개발이나 천문학 등에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단백질 설계나 기초 물리학, 재료과학을 위한 AI 활용으로 과학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며, 전통적인 고성능 컴퓨팅(HPC)에서 최첨단 AI, 실시간 스트리밍에서 양자 워크플로우까지 지원할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은 “다우드나 시스템은 과학, AI,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발전시키려는 DOE의 약속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 컴퓨팅은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개발하고 양자 컴퓨팅의 돌파구를 발전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변화시킬 빠른 혁신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AI는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이며 다우드나는 미국 과학자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다우드나는 수년간의 연구 여정을 며칠 정도로 압축할 과학의 타임머신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은 “에너지부와의 다우드나에 대한 협력은 고성능 컴퓨팅의 한계를 재정의하고 인류의 진보를 가속화하는 혁신을 주도한다는 공동의 비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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