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여성 특화' 경쟁… 질병보장부터 브랜드 마케팅까지
"경증 질환 보장 확대·디지털 접점 강화…여성 공략 본격화"
보험업계가 여성 전용 상품과 마케팅을 잇달아 내놓으며 '여성 특화'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여성 고객층의 건강 관심 확대 흐름에 맞춰 질병보장 범위는 세분화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강화되는 추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업계 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여성 특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사 브랜드를 '여성 웰니스 파트너'로 전면 개편하며, 상품·마케팅·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여성 고객 중심의 접근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건강·일상·셀프케어 등 실생활 밀착형 주제를 통해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한화손보는 여성보험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브랜드 친화도'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여성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감성적 메시지를 활용한 카드뉴스·영상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피트니스 브랜드, 생리용품 업체 등과의 협업도 확대하며 '여성 건강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화손보는 여성특화 전략 효과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올해 스테디셀러인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을 앞세워 1분기 순익 1427억원이라는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여성 특화 보험 시장에서 선두적인 위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최근 여성 전용 건강보험인 '(무)교보라플 여성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주요 여성암은 물론, 갑상선결절이나 자궁근종 등 비교적 경증 질환도 폭넓게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간편심사형으로 설계돼 가입 문턱을 낮췄고, 모바일 청약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젊은 여성 고객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SNS 기반 마케팅도 강화 중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질환 정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건강보험에 대한 인식을 '예방 중심'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번 상품 역시 여성의 실제 질환 통계를 기반으로 설계돼 실효성 높은 보장구조를 지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여성 특화 전략이 단순한 보험상품 출시를 넘어, 기업의 정체성과 마케팅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성 보험은 출산이나 암 중심의 설계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성 질환, 라이프케어 보장 등 일상형 보장 니즈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디지털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보험사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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