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신규 가입 중지 풀어라” 대리점·국회 압박에 고민 빠진 정부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의 이동통신 신규 가입을 중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향해 "조치를 해제하라"는 국회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가입보다는 유심 교체 완료가 먼저라는 원칙을 고수 중인 과기정통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일 오전 9시 기준 SK텔레콤 유심 교체 고객은 575만명으로 잔여 예약 고객은 344만명이다. 주말인 6월 1일에는 6만명의 고객이 유심을 교체했다. 평일 하루 평균 20~30만명의 유심 교체가 이뤄지는 것을 생각할 때 앞으로 10~15일 뒤면 영업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5월 1일 SK텔레콤에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라고 행정지도했다. 이에 회사 측은 5월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중단했다.
신규가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 가까이 지나면서 대리점 곳곳에서 아우성이 나온다.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유심 교체에만 매달리면서 대리점 내에서도 피로도가 극심한 상황이다"며 "상황이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SK텔레콤 대리점으로 이뤄진 SK텔레콤 대리점협의회는 5월 29일 "SK텔레콤과 정부, 국회에 호소한다"며 "유심 교체 예약자들의 절반이 넘는 고객들이 교체를 했고 계속 교체 안내 문자를 보내는 상황으로 SK텔레콤과 정부는 이제라도 신규 모집 중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리점들의 아우성에도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리점 성명 이후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심 교체 조치가 이행돼야 신규 가입 조치를 풀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정부 기조에 따라 유심 교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신규 가입 중지 지침이 계속 이어지자 국회까지 나서 정부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최근 과기정통부에 e심(eSIM)에 한해서 신규 가입 중지 조치를 풀라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대리점 민원 등을 고려한 조치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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