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장폐지에… 발행사 위메이드 유동성 ‘경고등’
1~3차 CB 709억 소진… 200억 조기상환 가능성도
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가 확정되면서, 위메이드가 발행한 마지막 전환사채(CB) 20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전환사채 709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한 가운데, 남은 물량까지 회수 요청이 이어질 경우 유동성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위메이드가 제기한 위믹스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킹 사고와 관련한 공시 지연과 원인 소명 부족을 근거로 들며,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닥사(DAXA) 소속 거래소들은 지난 2월 발생한 90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 이후, 위메이드의 불성실 공시와 보안 리스크를 이유로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2일부로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주요 원화마켓에서 거래가 종료됐다.
이번 상장폐지는 위믹스 가격과 더불어 위메이드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남아 있는 CB는 2023년 9월 SK플래닛을 대상으로 발행한 4차 물량으로, 당시 계약서에는 ‘위믹스가 국내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될 경우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2022년 11월 발행한 1~3차 CB 총 660억원어치를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청에 따라 장외매입 방식으로 상환했다. 조기상환율(프리미엄) 121.21%가 적용돼 실제 소요된 자금은 약 709억원에 달했다. 당시 투자자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신한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이 포함됐다. 위메이드는 상환한 CB를 전량 소각 처리했다.
공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024년 말 기준 약 70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전환사채 상환에 투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4차 CB까지 조기상환이 이뤄질 경우, 위메이드는 추가로 200억원의 현금을 지출해야 하는 만큼 유동성 압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믹스의 상장폐지 자체로도 현금 유동성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 가운데 핵심 축으나, 상장폐지로 인해 해당 자산의 현금화 가능성과 회계상 평가액 모두 크게 훼손된 상태다.
자산 측면에서도 위믹스 상장폐지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 중 핵심 축으로, 게임 생태계 내 결제 수단 역할과 함께 일정 부분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상장폐지로 인해 해당 자산의 현금화 가능성과 회계상 평가액이 모두 훼손되며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위믹스 가격은 지난 2023년 최고 4800원, 지난해 최고 4400원을 기록했으나, 닥사 소속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된 2일 기준 4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 측은 "관련 사항에 대해 현재는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