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정책보다 앞선 인연 [이재명 시대]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4일 오전 6시 21분 공식 시작했다. 민생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이 대통령과 규제 완화를 필요로 하는 4대 그룹의 불편할 수도 있는 동거가 5년 간 시작된 것이다. 향후 기업 관련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과 주요 재계 인사의 연결고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재계 인사와 잇따라 소통하고 주요 기업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보수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진 친기업 행보를 이어왔다.
3월 20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이하 SSAFY)를 찾아 이재용 회장을 만났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이들도 잘 산다”며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은 “SSAFY를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인공지능(AI)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을 위해 방문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아마 (교육생들이)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수차례 만나 AI 산업 발전과 관련한 견해를 공유했다.
5월 8일에는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일본과 경제 연대와 해외 인재 유입 등을 제언한 최 회장에게 “어쩌면 그렇게 저하고 생각이 똑같냐”며 공감을 표했다. 2024년 11월에는 SK그룹이 주최한 ‘SK AI 서밋’을 찾아 최 회장과 차담회를 갖고 AI 산업 지원 방향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기업인들과 자주 소통했다.
2021년 5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은 수소버스와 자율주행차를 함께 타며 대화를 내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기업에 과거 방식과 같은 압박이나 피해, 부정행위를 요구하던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며 “앞으로는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로 자유로운 기업·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편지를 보낸 인연도 있다. 그는 20대 대선 후보 당시인 2022년 2월 5일 SNS에서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경기도 화성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해 “경기도민의 숙원이었지만 근 10여 년 넘게 번번이 무산됐던 일”이라며 “정용진 (당시) 부회장을 포함해 신세계그룹의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기쁜 마음에 감사의 뜻을 편지로 전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도 이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박 전 회장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치켜세우며 그의 산문집을 추천한 적 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는 '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만문명답)'는 제목의 대담을 가졌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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