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기술 적용 아이폰 중국서 찬밥… 무역갈등에 사면초가된 애플

중국 정부, 알리바바 AI 탑재 아이폰 승인 미뤄

2025-06-05     윤승준 기자

애플이 중국 시장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미‧중 갈등에 따라 중국 당국이 관련 승인을 미루면서다. 

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 정부에 신청한 AI 기능 탑재 아이폰의 출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애플 로고 / 뉴스1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중국 정부에 신청한 AI 기능 탑재 아이폰의 출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AI 기술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상용화하려면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300개 이상의 AI 모델이 통과했으나 애플의 신청은 여전히 보류 중인 상황이다. 최종 승인도 미‧중 무역 협상에도 참여 중인 중국 국무원의 상위 기관을 거쳐야 한다.

소식통은 “미국과 관련한 거래나 협력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토에 긴 시간이 걸리고 특히 AI와 같은 핵심 분야는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애플은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알리바바와의 AI 협력을 추진해왔으나 정치적 상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 초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엔 47%까지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 화웨이의 점유율은 13%에서 35%로 치솟았다.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압박도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오래전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애플이 궁극적으로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관세 폭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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