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TSMC와 격차 커진 이유 있었네…삼성 파운드리 임원, 2년 새 '15명' 감소

2025-06-12     이선율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기술 임원 수가 최근 2년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 인력 비중까지 줄면서 중장기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TSMC의 1년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추이 비교. / 트렌드포스, IT조선

11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사업부의 미등기 임원 수는 53명이다. 2023년 1분기(68명), 2024년 1분기(58명)에서 점차 줄어든 수치로, 2년 새 15명 감소했다. 이는 전체 반도체 부문(DS부문) 미등기 임원 약 430명 대비 약 16% 수준에 해당한다.

기술 인력 감소와 대조적으로 전략·기획·마케팅 등 비기술 부문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미등기 임원 53명 중 12명이 비기술 부문 담당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명 늘어난 셈이다. 기술 임원이 운영·기획 부문으로 전환되거나, 메모리 등 타 부문에서 이동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1년말 신설돼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파운드리 코퍼레이트 플래닝실’은 지난해말 전략마케팅실과 통합되며 기술·조직 축소 흐름과 맞물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기술 기반 수주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 공정 경쟁의 핵심은 설계와 제조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이다”이라며 “파운드리 조직 내 고급 기술 인력 풀 자체가 협소해지고 있는 것은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실적도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5년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7%로 전년 동기(11%) 대비 3.3%p 감소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33억5700만달러에서 28억9300만달러로 13.8% 줄었다. 반면 1위 업체 TSMC는 같은 분기 점유율이 67.6%로 5.9%p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투자도 위축되는 추세다. 삼성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존 라인 전환을 활용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분기 대비 투자 규모를 5조8000억원 줄였다”고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임원 수 감소는 수주 물량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의 일환일 수 있다”며 “다만 비기술 인력 확충은 고객 대응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지만, 결국 기술 인재 기반이 받쳐주지 않으면 수주력 회복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은 메모리 중심의 인사 체계를 파운드리에 그대로 적용하며 전문성을 놓친 측면이 있다”며 “설계·생산·영업을 분리 운영하는 TSMC처럼 고객 중심의 독립 체계를 갖추는 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 수 변동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상시적 조정의 일환이다”라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공정 구조는 유사하기 때문에 보직 이동 시에도 전문성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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