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명화 속 인물’ 체험부터 ‘웹툰 보조작가’ 된 AI까지

서울 AI 허브 공동관에 유망 AI 스타트업 22개사·공군 AI 신기술융합센터 참여

2025-06-12     김경아 기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인공지능(AI)&빅데이터쇼’에 AI 스타트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펼쳐졌다. AI로 명화 속 인물이 되거나 아이돌이 돼 보는 체험부터 누구나 웹툰 작가가 될 수 있게 돕는 제작 도구, 음성 도용을 막는 보안 솔루션, 군사적 용도의 AI 시스템까지 다양한 국내 AI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은 체험형 부스에서 직접 AI 기술을 경험하며 미래 기술의 실용적 활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AI&빅데이터쇼’ 내 서울 AI 허브 공동부스 전경 / 김경아 기자

서울시가 조성한 AI 스타트업 전문기관인 ‘서울 AI 허브’는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AI&빅데이터쇼’에 공동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공동 부스에는 24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가장 많은 이의 관심을 받은 부스는 AI 기반 포토 생성·음성 안내 솔루션 기업 ‘내스타일’이었다. 각종 콘셉트 배경에 자신의 얼굴을 넣은 사진을 생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명화부터 아이돌, 패션 잡지 모델 등 콘셉트에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결과물을 받은 참관객들은 저마다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생성형 AI 기술은 가상 피팅을 넘어 가발 체험 등에 활용되거나, AI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내스타일은 현재 AI 포토 키오스크 외에도 AI 웹소설 플랫폼과 AI 영상 제작 플랫폼 등을 운영하고 있다.

AI 기반 포토·음성안내 솔루션 기업 ‘내스타일’은 각종 콘셉트 배경에 자신의 얼굴을 넣은 사진을 생성할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 김경아 기자

AI 기반 콘텐츠 플랫폼으로 누구나 웹툰이나 웹소설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됐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젝트 C랩을 통해 공식 출범한 ‘툰스퀘어’는 웹툰·소설 AI 제작 도구 ‘투닝 플러스’를 소개했다.

툰스퀘어는 ▲AI 기반 스토리 창작 보조 도구 ‘스토리즈’ ▲창작된 스토리를 3D 모델링으로 시각화하는 도구 ‘3D 스튜디오’ ▲작가와 PD 등 여러명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편집 도구 ‘에디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툴은 이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로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3D 캐릭터를 모델링한 후, 컷 분할 기능을 활용해 웹툰을 제작하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용자는 자신의 그림체에 맞게 등장인물을 수정할 수도 있다. 생성된 시나리오에 대한 흥행 예측 기능도 제공한다. 툰스퀘어의 도구들은 현재 세종대, 전주대 등 다수의 대학 수업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김규철 툰스퀘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 종주국인 한국이 외산 툴 대신 국내 툴을 활용해 웹툰을 제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과거 존재했던 배경작가라는 직업이 기술 발전으로 사라졌듯, 노동 집약적인 단계는 AI가 도와주고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은 인간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젝트 C랩을 통해 공식 출범한 ‘툰스퀘어’는 웹툰·소설 AI 제작 도구 ‘투닝 플러스’를 소개했다. / 김경아 기자

AI로 음성 복제 및 활용을 막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음성 데이터 보호 솔루션 기업 ‘912커뮤니케이션’은 자사 서버의 동적 교란 기술을 음성에 적용해 딥페이크 등에 음성이 활용되지 못하게 하는 ‘사보(SAVO)’ 서비스를 선보였다. 연예인이나 성우 등의 음성 무단 활용을 막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현재 912커뮤니케이션은 SK텔레콤 등 기업과 PoC(기술 실증)를 준비하고 있다. ‘에이닷(A.)’처럼 서로의 통화를 녹음할 수 있는 앱이 있으면 통화 상대방이 음성 파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생긴다. 이때 사람은 인식할 수 없는 노이즈를 추가한 음성을 상대에게 송출함으로써, 음성이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는 것을 막는다.

장용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콘텐츠 제작에 음성을 무단으로 활용하지 못하게끔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들었을 때는 차이를 느끼지 못 한다”며 “본인이 원하는 부분부터 녹음이 불가하게 하는 등, 중요한 정보나 신분이 노출을 막을 수 있는 기능까지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군도 전군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참석했다. 공군 전문 AI 개발센터인 ‘공군 AI 신기술융합센터’는 지난해 5월 서울 AI 허브에 입주한 바 있다.

생성형 AI 플랫폼 ‘에어워즈(AiRWARDS) 3.0’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폐쇄망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이다. ▲생성형 AI 챗봇 ▲AI 통합검색 ▲AI 음성 분석 및 기록 ▲생성형 AI 번역 ▲AI 문서 요약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공군은 AI 기반 공군 검찰 사건처리 시스템을 개발해 형사 사건 처리에 활용하고 있다. 비행장 포장 결함 식별에도 이미지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오는 13일 오후 5시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진행된다. 13일 오후에는 윤정원 912커뮤니케이션 대표, 정치훈 코그콤 대표이사 등 다수의 스타트업 연사가 주제 발표하는 ‘AI허브데이 IR 피칭’도 열린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