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생활금융 플랫폼’ 진화 중… “외환·통신·배달까지 품는다”

우리銀, 자사 외화예금&체크카드 가입 시 금 1돈 및 10달러 제공 신한銀 최대 1만원 배달할인 쿠폰 지급, 하나銀 친환경 금융 결합

2025-06-15     윤승준 기자

은행이 전통적인 ‘예금-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리은행의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체크카드’ 가입 이벤트, 우리WON모바일 이벤트, 신한은행의 ‘힘내라 대한민국! 신한은행이 응원해요!’ 이벤트, ‘3·2·1 땡!’ 이벤트 관련 사진. / 각 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외화예금과 체크카드를 결합한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체크카드’ 상품에 처음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앱에서 간단히 신청만 해도 금 1돈, 미화 10달러를 받을 수 있어 해외여행을 앞둔 고객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외환시장 접근성을 넓히고 외화예금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통신 시장도 은행의 새로운 격전지다. 우리은행이 선보인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2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요금제와 금융상품을 연동한 이 서비스는 고금리 적금, 백화점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MZ세대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추천인 이벤트와 굿즈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은행이 ‘통신 플랫폼’까지 넘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시계를 들고 나왔다. 폐지폐를 활용해 제작한 ‘돈나와라 머니클락’은 단순한 굿즈를 넘어 친환경과 금융 경험을 결합한 상징적 사례다. 광고 영상도 “돈기운으로 하루를 시작하자”는 콘셉트로 제작해 시계 하나로 브랜딩과 고객 참여를 동시에 이끌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금융 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달시장으로도 눈을 돌렸다.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고객에게 월 최대 7만원까지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소비쿠폰 예산을 연계한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전국 가맹점 23만곳과 5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생활 플랫폼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신한은행은 ‘이달의 펀드’에 가입한 고객에게 금액별로 치킨, 정관장, 커피 등을 제공하며 투자 유도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공통적으로 ▲외환 접근성 확대 ▲생활 밀착형 혜택 제공 ▲금융+비금융 융합 시도 등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의 일상 모든 순간에 ‘은행’을 접점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엔 은행이 고객을 기다리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고객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구조”라며 “단순 예금과 대출을 넘어 통신비부터 외화, 배달 소비까지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채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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