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운용 中 테크ETF 놓고 격돌… 누가 웃을까
미래에셋 17일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TOP3+’ 등 中 ETF 2개 상장 삼성운용도 中 AI 굴기 대표 기업 담은 ‘KODEX 차이나테크TOP10’ 출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중국 테크를 주제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또 격돌했다.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 및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국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를, 삼성운용은 중국 AI 굴기 및 내수 활성화에 수혜를 입을 기업을 담은 ETF를 내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운용은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TOP3+’, ‘TIGER 차이나AI소프트웨어’ 2종의 ETF를 신규 상장했다.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TOP3+는 알리바바, 샤오미, BYD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의 아이콘이 될 중국 리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알리바바, 샤오미, BYD 3곳에 20%씩 투자한다. 전체 60%를 이들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중국의 성장스토리에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7개 기업은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부품 등 산업군의 글로벌 최상위권기업들을 약 5.7%씩 같은 비중으로 편입한다. 16일 기준 주요 종목으로는 배터리 기업 CATL, 항암제 보유 기업 베이진(Beigene), 이미지 센서 반도체 기업 웨이얼 반도체(Will Semiconductor),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 선전트렌션홀딩스(Shenzhen Transsion) 등이 있다.
TIGER 차이나AI소프트웨어는 중국 정부의 육성 정책과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인 중국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플랫폼 기업과 AI 서비스 기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16일 기준 편입 종목은 텐센트, 바이두, 아이플라이텍, 알리바바 등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과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TIGER 차이나 ETF를 통해 방대한 인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혁신 기업들에 투자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삼성운용은 중국 기술 혁신의 핵심 동력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KODEX 차이나테크TOP10’ ETF를 신규 상장했다. 텐센트, 샤오미, 알리바바, 메이투안, BYD 등 핵심 5개 종목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을 집중적으로 편입해 투자한다. 미국 빅테크처럼 압도적 자본력과 독점적 지위를 가진 종목 중심으로 승자독식 구조에 베팅한다는 설명이다.
이준재 삼성운용 매니저는 “딥시크의 등장과 함께 재평가 받고 있는 중국의 테크산업은 정부정책의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KODEX 차이나테크TOP10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기술에 투자하고 개발해 산업전반을 이끌고 갈 테크 대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은 모두 중국 정부의 전략산업 육성 정책 등에 대한 전폭적인 정책지원을 ETF 설계에 녹여냈다. 삼성운용은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으로 촉진되는 내수 회복 흐름이 상위 테크 기업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하며 상품을 설계했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바이오·반도체·로봇 등 유망 기술기업을 포괄해 대표주자에 집중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빅테크에 이어 중국 테크 대장주에도 눈을 돌리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의 이번 맞대결은 중국 테크 ETF 시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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