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부행장 “2명 중 1명 은행 한 번 안와… 자산관리도 비대면” [DT금융포럼 25]

김영훈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2025 디지털금융포럼’ 발표

2025-06-17     전대현 기자

“1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객 100명 중 55명은 은행에 하루도 오지 않습니다” 

17일 김영훈 하나은행 부행장이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 참석했다 / IT조선 

17일 김영훈 하나은행 부행장은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년 넘게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하며, 자산관리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은 김영훈 부행장은 대면 영업 위주였던 자산관리 부문에도 비대면 금융거래 선호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무리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공간을 멋지게 짓는다한들 닿지 않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자산관리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하나은행 조사에 의하면 모든 자산 구간에서 비대면 거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 3명 중 1명은 전체 거래의 90%를 비대면 거래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김영훈 부행장은 자산관리 디지털화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하이브리드 전략’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비대면 거래를 우선으로 하되 고객이 필요할 땐 언제든 직원의 도움을 제공하는 ‘휴먼터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행장은 “최근 PB시장 자체가 인재 영입, PB센터 증설 등 하드웨어적인 경쟁이 마치 주효한 부분처럼 비춰지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아무리 그런 류의 투자가 늘린다해도 노력이 닿지 않는 고객이 늘고 있어 뒤처지지 않겠다는 절박함으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대면 관리 중요도가 상승하는 만큼 디지털과 전문가 상담의 유기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디지털전담 휴먼조직을 은행업권 최초로 도입했다. 

김 부행장은 “디지털 병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고객이 신호를 보낼때 반응할 수 있는 디지털전담 휴먼 조직”이라며 “고객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디지털 PB와 연계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같은 철학에 따라 하나은행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인 ‘하나원큐’를 활용해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해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VIP 고객의 자산관리를 돕고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것을 비롯해 전담 PB와의 1:1 상담, 투자정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아이웰스(AI-Wealth) ▲펀드지식검색 ▲AI연금투자솔루션 ▲AI가망/이탈모형 ▲AI명함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 자산관리를 돕고 있다.

아이웰스는 AI 기반 초개인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PB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하나은행 설명이다. 고객의 전체 자산을 분석해 투자스타일을 도출하고, 시장환경에 맞는 적합한 자산배분을 제안한다. 현재 하나은행이 아이웰스를 통해 운용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약 300억원이다. 

김 부행장은 “현재 아이웰스를 통해 운용 중인 자산 규모는 300억원 수준으로 얼핏 적어 보일 수 있지만, 개인 PB가 맡은 금액이라하면 얘기가 다르다”며 “PB 개인적인 업무적인 부담을 떠나서 고객 투자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자명하다”고 했다. 

실제 아이웰스는 시장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직원을 대상으론 ‘펀드지식검색’ 서비스를 도입해 직원의 자산관리 상담 역량을 넓히고 있다. 자연어 기반 펀드 지식 검색엔진으로 펀드 상품의 주요 정보와 관련 최신 뉴스를 실시간으로 요약해 직원에게 PB수준의 펀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투자 부문에도 AI 기술을 도입했다. 하나은행 ‘AI연금투자솔루션’은 고객이 은퇴시점 및 자금목표를 설정하면 현재 운용상품을 기준으로 은퇴목표 달성확률을 제시한다.  

김 부행장은 “연금은 장기적 투자에서 고객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기 어려워 AI 기반으로 한 시스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목표금액을 정하면 AI가 대안을 제시해 고객이 목표한 금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고객이 보유한 금융자산과 거래 행동 패턴을 활용하여 VIP 손님 발굴과 이탈 방지를 실현하는 머신러닝 기반 고객 관리 솔루션, AI명함 등을 통해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