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사 부활, 해외 사업 확대·기업금융이 발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일본 경제 대전환’ 출간 저출산·고령화 위기 대응 나서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겪은 일본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극복한 배경에는 해외사업 성장과 기업금융, 전환금융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사업의 수익을 전체 비중의 50%까지 끌어올리고 기업 금융을 확대해 부채 의존도를 낮추며 위기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탄소중립을 위한 전환금융을 새먹거리로 삼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데다 여신이 핵심 사업인 국내 은행들이 수익 악화라는 위기를 겪기 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일본 경제 심층 연구서인 ‘일본 경제 대전환’을 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속에서 일본의 사례 연구가 우리 금융 시장에 도움이 될 것”며 “일본 금융회사들이 전략을 바꿔가면서 바뀐 생태계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만큼 한국의 현실에 맞춰 미리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 금융사의 회복은 글로벌 사업의 성공, 기업금융 확대, 전환금융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본 3대 금융그룹(MUFG·SMFG·미즈호)의 주가는 지난 2021년까지 약 10년간 정체돼 있었지만, 2022년부터 급격히 상승해 지난해 말 저점 대비 3배 수준까지 올랐다.
박 소장은 “일본 금융사의 밸류업 성공의 핵심은 글로벌 사업”이라며 “총영업이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까지 확대되며 일본의 3대 금융사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고 했다. 해외 전략 핵심 트랜드는 ▲은행과 비은행의 동반 진출 ▲선진국과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투 트랙 전략 ▲해외 금융사에 대한 지분 투자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통한 디지털 금융 투자 등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반이 튼튼한 일본 금융그룹도 성과를 내는 데 10년 이상이 걸렸다”며 “국내 금융지주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그룹은 자체 성장 및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해외 영업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업대출이 상승세인 점도 리스크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인 요인이라고 봤다. 박 소장은 “사회 정책 환경에 있어서 고령화 등으로 기업의 외형 확대 전략에 한계가 있었다”며 “정부의 강력한 구조 개혁 의지로 인해 투자 중심의 사회로 점진적으로 전환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기업들은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게 됐고 기업 경영의 주요 관심사가 자산 성장에서 자산 활용도 향상으로 변화됐다”며 “이것이 금융수요로 이어졌고 고정자산 투자 등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경영 활동 분야로 변화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회사의 고령화 대응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 금융회사는 고령 인력 활용을 위해 정년 연장과 고용의 확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정년 폐지와 재고용, 전년 연장 등 크게 세 가지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일본 은행들은 전문성 있는 인력을 다시 재고용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고령자가 보다 열심히 더 몰입해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점차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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