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PO 시장, 공모액 늘었지만… 수익률은 냉랭

상반기 IPO 2.2조 공모 1년 전보다 3000억원 늘어 씨케이솔루션 등 공모주 37개 중 9개사 주가 공모가 밑돌아

2025-06-19     윤승준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적지 않은 공모자금이 몰렸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상장 후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적지 않아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올해 IPO 40건의 공모금액 합계는 2조2271억원으로 아직 6월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1~6월 공모금액(1조8937억원, 42건)을 3000억원 이상 넘어섰다. / 챗GPT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IPO 40건의 공모금액 합계는 2조2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6월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1~6월 공모금액 1조8937억원보다 17.6%나 많은 금액이다. 전년 같은 기간 42건에 비해 2건 가량 적음에도 금액으로는 비교적 선전한 수치다. 상반기 IPO 공모금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여기에는 대어급 종목의 출현이 컸다. 2월 상장한 LG CNS는 1조1994억원의 공모액을 모으며 IPO 양적 성장을 주도했다. IPO ‘재수생’ 서울보증보험도 공모 과정에서 2000억원 끌어당겼다.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도 방긋 웃었다. KB증권 1조2659억원, 미래에셋증권 3467억원, 삼성증권 2851억원, 한국투자증권 1766억원 규모의 공모금액을 주관하며 짭짤한 인수수수료를 챙겼다. 

하지만 투자자의 표정은 밝지 않다. 스팩 3개를 제외한 신규 상장사 37곳 중 9곳의 주가가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4곳 중 한 곳은 상장시 기업가치(공모가)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10% 이상 하락한 공모주도 8개나 됐다. 공모가는 주관사가 공모가 희망밴드(범위)를 정하고 수요예측 등을 고려해 공모기업과 협의해 결정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아이지넷은 공모가 밴드(6000~7000원) 최상단인 7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상장 첫날 37.8% 하락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전날에도 3150원으로 마감, 공모가보다 55% 급락했다. 데이원컴퍼니는 공모가 밴드(2만2000~2만6700원) 하단보다 크게 낮춘 1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효과는 없었다. 주가는 7010원으로 공모가보다 46.1% 낮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었다. 

주요 신규 상장사 공모가 및 현재 주가. / 윤승준 기자

미트박스는 1월 공모가 1만9000원을 확정하며 증시에 입성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 1만3540원으로 46.1% 하락했다. 그밖에 3월 상장한 씨케이솔루션은 공모가 1만5000원에서 현재 1만1100원으로 26%, 쎄크는 1만5000원에서 1만1940원으로 20.4%, 아이에스티이는 1만1400원에서 9590원으로 15.8% 주가가 각각 하락했다.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새로운 IPO 제도 개편으로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기관 의무보유 확대, 주관사의 역할‧책임 강화 등 상장을 통한 차익실현을 최소화하고 있어 IPO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제도 개선 시행 후) 무리해서라도 IPO를 하는 기업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그대로 풀린다든지 보호예수가 생각보다 많이 안 걸리는 형태가 나타나 상장 첫날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신중히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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