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해외확장 투트랙’ 김기홍 JB 회장, 지방금융 한계 극복 안간힘

2025-06-23     한재희 기자

JB금융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양대 축으로 삼아 지방 금융의 한계를 넘어서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이 자산 확대보다는 수익성, 지속 성장 전략을 내세우면서 지방금융사의 한계 극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JB금융 김기홍 회장 / IT조선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은 인도네시아 KB부코핀파이낸스 인수에 나섰다. 인수 주체는 JB우리캐피탈이다. KB부코핀파이낸스는 국민은행의 손자회사이자 KB뱅크(부코핀 은행) 자회사로 자동차·오토바이 할부금융, 중고차 담보대출 등을 주력으로 한다. 

JB우리캐피탈은 2013년 JB금융에 편입된 이 그룹의 해외 사업 선두에 앞장 서 왔다. 지난 2016년 1월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했고 전북은행과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뱅크) 인수 당시 10%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 미얀마 현지법인 JB캐피탈 미얀마를 설립, 2017년엔 미얀마 소액대출법인의 영업인가를 받아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5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그룹 전체 비은행 이익 비중 확대를 이끄는 중이다.

이번 인수도 성사된다면 JB금융은 캄보디아 PPC뱅크, 베트남 JB증권에 이어 동남아 3대 금융시장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게 된다.

JB금융의 해외 확장 움직임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닌, 손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개편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JB금융의 글로벌 순익은 408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10.3%에 달했고, 올 1분기에도 10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체 순익의 6.4% 수준이다. PPC뱅크의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나 증가하며 그룹 실적에 힘을 보탰다. 은행 실적이 주춤 하더라도 의존도를 낮춘 만큼 실적 방어가 가능해졌다. 해외 부문이 실질적인 실적 기여 축이 된 셈이다.

해외 진출 성과와 주주가치제고 정책이 맞물리면서 ‘밸류업’ 성과도 보이고 있다. JB금융은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새롭게 편입됐다.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다. 지난 주말 기준 연초 대비 주가는 33.5% 올랐다.

김기홍 회장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8%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주주환원율은 44~45%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만으로 40%를 채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실제 7월까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예정돼 있고, 이후 추가적인 소각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성장성 한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됐던 부분이고 지방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지방금융사들의 위기의식이 고점에 달했다”면서 “은행 의존도를 줄이면서 외부 충격에 강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해외 진출을 지속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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