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의 중요성과 AI 올림피아드 사례 [윤석빈의 Thinking]

2025-06-30     윤석빈 트러스트커넥터 대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산업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제조업에서 금융, 교육, 헬스케어, 에너지, 국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는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 국가의 AI 역량은 인재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델의 성능, 인프라의 구축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챗GPT나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이 일반 대중에게 급속히 확산되며 세계 각국은 AI 인재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AI 인재 부족이라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고급 AI 인재는 물론 실무형 개발자, 데이터 엔지니어, 윤리 전문가 등 AI 생태계 전반에 걸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단지 숫자의 부족이 아니라,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를 갖춘 ‘AI 네이티브’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단기적인 교육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며, 초·중등 교육 단계부터 체계적인 AI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과학 올림피아드는 오랜 전통을 가진 국제적 대회로,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우수한 학생들을 조기 발굴해 왔다. 이 대회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 과학 인재를 배출했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이들 대회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답’을 찾는 정적 사고에 기반한다. 반면 AI 올림피아드는 오히려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에서, 보다 ‘열린 문제’를 다루는 동적 사고와 창의적 해석력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과학 올림피아드는 정확한 계산이나 실험을 통해 정답을 도출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만 AI 올림피아드는 사회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학습시켜 결과를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 과정에서 협업과 윤리, 인간 중심 설계와 같은 새로운 역량이 요구된다. 즉, AI 올림피아드는 단순히 수학적 정확성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사회와 연결하는 능력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대회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글로벌 ‘AI 올림피아드’다. AI 올림피아드는 단순히 문제 해결 능력을 겨루는 대회가 아니라 AI에 대한 이해도, 창의적 모델링, 윤리적 판단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AI 올림피아드를 경험한 학생들은 단순한 코딩을 넘어서 데이터 해석, 알고리즘 최적화, 사회 문제 해결 관점까지 포괄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에서는 AI 올림피아드 존재 자체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AI 인재 양성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며, 협업을 통해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 즉 ‘AI적 사고’를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정답을 외우는 방식의 교육으로는 길러질 수 없다. AI 올림피아드는 이 같은 관점에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좋은 실험장이자 시금석이 된다. 더 나아가 대학 및 산업계와의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AI 올림피아드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실질적인 인재 육성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도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AI 경쟁은 기술 전쟁이 아닌 ‘인재 전쟁’이다. AI 올림피아드는 이 전쟁에서의 선제적 대응 모델로, 인재의 조기 발굴과 육성을 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이 대회를 단발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지역과 학교, 산업이 함께 참여하는 AI 생태계의 기초 인프라로 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AI 인재는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자산이다. 우리가 지금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결코 우리 편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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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트러스트 커넥터 대표는 서강대 AI·SW 대학원 특임교수로 투이컨설팅 자문과 한국 블록체인 학회 이사, 법무 법인 DLG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오라클과 한국 IBM 등 IT 업계 경력과 더불어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 연구센터 산학협력 교수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