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와 무역협상 전면 중단”… 디지털세 부과 강경 대응

“美 기술기업 겨냥한 노골적 공격…7일 내 보복 관세 통보할 것”

2025-06-28     이성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디지털세 도입을 강하게 비판하며 양국 간 모든 무역 협상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불공정 조세’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캐나다가 미국 기술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공격”이라며 “지독한 세금 때문에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대화를 즉각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7일 내로 캐나다가 미국과 거래하려면 어떤 관세를 내야 할지 알려줄 것”이라며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는 지난 몇 년간 매우 다루기 어려운 상대였다”며 “우리는 모든 카드를 갖고 있고 그 힘을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캐나다는 유럽을 따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며 “그들이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모든 협상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는 앞서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세(3%)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연간 전 세계 매출이 7억5000만 유로를 넘고, 캐나다 내 디지털 매출이 2000만 캐나다달러 이상인 기업이다. 온라인 장터·SNS 플랫폼·타깃 광고·사용자 정보 기반 수익 등이 과세 대상이다.

사실상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을 정조준한 셈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조세”라고 반발해왔고 프랑스·영국 등 유럽국가들의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서도 관세 보복 등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캐나다와 많은 거래를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이 훨씬 중요하다”며 “그런 상대를 더 잘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를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경제적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