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상반기 순익 10조 육박할 듯… 이자이익에 사상 최대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0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예적금 금리는 떨어졌지만 대출금리가 제자리 걸음을 한 결과다. 이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9조7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9조3526억원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부담을 털어내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2분기만 떼어내서 보면 2조83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리딩 금융’은 KB금융이 지킬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2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추세라면 2년 연속 ‘5조 클럽’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2조8909억원, 하나금융은 4.9% 증가한 2조16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금융은 전년보다 18.7% 감소한 1조42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분기 때 퇴직금 등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친데다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역대급 실적은 이자 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1분기에만 10조6419억원을 거둬들였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지속돼 상반기 20조원을 웃도는 이자 이익이 예상된다.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대출 금리는 내리지 않아서다. 가계대출 규제 때문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 상승 하면서 대출 수요를 자극했고, 기업대출 역시 증가세를 지속했다.
실제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11월,올해 2월, 5월 등 네 차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지난해 10월 말 3.18%에서 12월 말 2.98%, 올해 1월 말 2.89%, 지난 27일 2.76%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주담대를 포함한 변동형 상품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3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예대금리차는 지속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월 1.30%에서 5월말 기준 1.38%, 신한은행은 1.46%에서 1.53%, 하나은행은 1.55%에서 1.61%로 벌어졌다.
하반기 실적은 가계대출 정책 및 상생금융 지원 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폭증하는 가계대출 수요를 꺾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정책 자금 대출 한도도 25% 줄였다. 오는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에는 시장금리 인하 여파, 가계대출 정책 등의 영향과 새 정부의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 재무 탕감 등 상생 금융 지원 정책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비이자이익 확대, 비은행 계열사 실적 등이 실적 성장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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