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도 ‘9000mAh’ 실리콘 배터리 기술 진보…삼성 갤럭시는 ‘아직’
단일 셀 기준 최대 9000mAh까지 용량을 끌어올린 실리콘 기반 배터리가 도입되며 스마트폰 배터리 기술이 2026년부터 대전환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제조사들이 이끄는 기술 진보 속도에 따라, 리튬 배터리에 머무는 기업은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1일(현지시각) “2026년부터 차세대 스마트폰에 적용될 배터리 기술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라며 “중국 오포, 아너 등은 실리콘 비중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린 고밀도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스마트폰 배터리에 포함된 실리콘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이 정도 비율로도 7000mAh 이상의 배터리를 기존 두께에 탑재할 수 있다. 오포, 샤오미, 누비아, 원플러스 등은 실사용 제품을 통해 그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오포는 세계 최초로 실리콘 10% 비중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실리콘 15% 비중의 8000mAh 셀을 6개월 넘게 테스트해 차세대 플래그십 탑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조사는 2026년부터 실리콘 비율을 25~30%까지 늘린 고용량 배터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실리콘 20% 이상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도 등장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는 단일 셀 기준 8500mAh 이상 구현 가능하며, 조만간 9000mAh 배터리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폰아레나는 이 같은 기술 진보가 한낮 야외에서도 뛰어난 시인성을 확보하면서 발열과 에너지 소비는 줄일 수 있어, 전기차처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배터리는 전통적인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다. 고온·진동 등 환경적 내구성까지 입증되며 차량 디스플레이·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메탈 쉘(Metal-shell) 구조 배터리도 주목받는다. 메탈 쉘 방식은 동일 부피에서 약 5%쯤 용량을 더 확보할 수 있어 소형화·경량화 추세와 맞물려 실리콘 배터리와 병행 적용이 유력하다.
중국 아너(Honor)는 실리콘 비중 25% 배터리를 탑재한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 V5’를 2일 중국에서 공개했다. 이 제품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9일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7·플립7을 공개할 예정이다. 실리콘 배터리가 아닌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유지한다. 시장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전환이 늦어질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기술 열위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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