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美 전용 앱 ‘MK2’ 출시…매각 불발 대비 대응 카드
틱톡이 미국 이용자 전용 신규 앱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틱톡 매각을 요구하며 서비스 금지 조치를 예고한 상황에서, 현지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IT 전문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오는 9월 5일 미국 이용자 전용 앱 ‘MK2’를 선보이고, 기존 틱톡 앱은 내년 3월까지만 운영한 뒤 미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할 예정이다.
출시 시점은 미 정부가 정한 매각 시한인 9월 17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시한은 당초 올해 1월에서 세 차례 연기됐다.
매각 협상 급물살…“200억 달러 인수 제안”
틱톡 매각과 관련한 협상은 다소 진전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올해 6월 말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틱톡을 인수하려는 부유한 투자자 그룹이 있다”고 언급했다. 7월 5일에는 중국 측과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퍼블렉시티(PubliCity)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오라클 중심의 비(非)중국계 투자자 컨소시엄이 유력 인수 주체로 지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당 컨소시엄은 약 20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일부 지분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의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억7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인수 기업 입장에선 자체 플랫폼 구축 없이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인수 자산으로 평가된다.
최대 쟁점 ‘추천 알고리즘’…중국 정부 승인 불투명
틱톡 매각 협상의 최대 변수는 추천 알고리즘 이전 여부로 분석된다. 이 기술은 틱톡의 개인화·참여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이자,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략기술로 꼽힌다. 중국은 2020년 틱톡 알고리즘을 ‘수출 제한 기술’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알고리즘 이전을 포함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가 필수다.
알렉스 카프리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과 첨단 반도체 규제를 감안할 때, 알고리즘 수출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레미 골드먼 이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는 “틱톡이 미국 정부의 법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별도 앱을 출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조치지만, 추천 알고리즘 없이 운영된다면 사용자 참여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틱톡의 미국 전용 앱 출시와 매각 협상은 한국 등 타 국가의 틱톡 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알고리즘 기술 이전이나 현지화가 수반될 경우, 국가별 콘텐츠 추천 정책이나 개인화 기능에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