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폴더블폰 거센 추격…삼성 ‘갤럭시Z7’로 반격 나선다
화웨이, 아너,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신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7’ 시리즈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핵심 과제는 신규 수요 창출과 브랜드 충성도 회복이다.
폴더블 선두 삼성, 점유율 80%→33%…中 기술력 키워 맹추격
시장조사업체 IDC 조사를 보면 2024년 삼성전자의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32.9%다. 한때 80%에 육박하던 전성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화웨이(23.1%), 레노버(17.0%), 아너(10.4%) 등 중국 제조사의 점유율 합계는 절반을 넘어서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화웨이는 3단 폴더블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3단 폴더블폰 '메이트XT'를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월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했다. 불과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대를 돌파했다. 9월에는 내구성을 강화한 2세대 모델 공개도 예고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UFG(초경화성 유리)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너는 이달 초 두께 8.8㎜의 초슬림 모델 ‘매직 V5’를 선보였다. 오포는 8.93㎜ 두께의 ‘파인드 N5’를 출시하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터리 용량도 각각 6000mAh, 5600mAh로 기존 대비 개선됐다.
샤오미는 6월 세로형 폴더블폰 ‘믹스 플립2’를 공개하며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 탑재와 내부 화면 주름을 줄인 자체 개발 ‘용골 힌지’를 강조했다.
삼성, 갤럭시Z7으로 반전 모색…높은 가격이 수요 확대 변수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5'를 개최하고,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7'과 '갤럭시Z플립7'을 공개했다.
폴드7은 역대 Z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볍다. 접었을 때 두께는 8.9㎜, 펼쳤을 때는 4.2㎜이며 무게는 215g이다. 카메라와 AI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16 일정에 맞춰 새롭게 적용된 원 UI 8을 탑재했다.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를 폼팩터에 최적화해 생산성과 창작, 소통 기능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함께 공개된 플립7은 접었을 때 13.7㎜ 두께, 188g의 무게로 휴대성을 강화했다. 3나노미터(㎚) 최신 프로세서와 함께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를 탑재했고, ‘녹스 매트릭스’를 통한 보안 기능도 강화했다.
국내 출고가는 폴드7(12GB+256GB 모델 기준) 237만9300원, 플립7은 148만5000원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제조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BOE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편이다"라며 "롤러블이나 3단 폴딩처럼 복잡한 구조에서는 그 격차가 더 드러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은 중국 시장 의존도 영향이 크며, 향후 중국 시장 성장 정체 시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와 고가 정책은 여전히 수요 확대에 제약이 되는 요소다.
남 부연구위원은 "프리미엄폰 주요 수요처인 중국과 미국이 각각 내수 부진과 관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술 경쟁력이 높더라도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시장 침체는 중국 업체에 기술 격차를 따라올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이 있으며 높은 가격은 소비 확대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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