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中 스마트폰 시장 1.4% 성장…"보조금·AI 실용화 영향"
올해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정책, 주요 브랜드의 전략 전환, 기술 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정부의 역할이 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 3000억위안(약 58조원) 규모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6000위안(약 115만원) 이하 스마트폰의 소비 촉진을 유도했다. 해당 정책은 1분기 판매량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화웨이와 샤오미는 유통망과 자원 활용 역량을 앞세워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해당 정책은 2025년 말까지 유지될 예정으로 2026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은 5월 26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된 618 쇼핑 축제 기간 중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아이폰 16 프로 모델은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국가 보조금 프로그램 대상에 포함됐으며, 최종 판매가는 출시가 대비 30% 이상 낮아졌다. 최근 수년간 중 가장 공격적인 할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약 4년간의 개발 끝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Xring O1'을 상반기 중 공개했다. 총 18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이번 프로젝트는 샤오미 15S 프로와 태블릿 라인업에 우선 적용됐으며, 차세대 칩 출시는 이미 준비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샤오미가 젊은 프리미엄 수요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EV) 사업 진출 등 브랜드 다각화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2024년 AI 기능 탑재를 적극 홍보하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올해 들어 실용 중심 전략으로 선회했다. 오포는 AI 기반 노트 앱 ‘샤오부 메모리'를 출시해 텍스트·이미지 정보를 자동 분류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핵심 부품 가격은 D램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 신규 부품 출하, 희토류 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제조사들이 특히 중저가 제품군에서 원가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성숙 단계에 있지만, 정책·기술·소비자 선호의 빠른 변화가 시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공급망 변수와 경쟁 심화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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