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폭발을 막는 리튬 보호막 제조 기술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 리튬금속전지 '덴드라이트' 문제 해결 기술 개발

2025-07-13     유진상 기자

우리나라 연구진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금속전지의 고질적인 문제인 '덴드라이트' 생성을 억제하고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고에너지밀도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최준영 학생연구원(1저자, 화학연·UST)이 이번에 만든 리튬 보호막을 적용한 배터리 파우치 셀을 보여주고 있다. / 한국화학연구원

리튬금속전지는 기존 흑연 음극 리튬이온전지보다 약 10배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을 자랑하며 전고체전지 및 리튬-황 전지 등 고에너지밀도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 금속 표면에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덴드라이트)이 자라나 배터리 단락 및 화재 위험을 높이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또 기존의 습식 공정으로 보호막을 형성하는 방식은 유기용매 사용으로 인한 잔류물과 리튬 손상 가능성이 있어 대면적 공정 및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정돈 박사 연구팀은 고체 고분자와 세라믹을 복합한 하이브리드 보호막을 리튬금속에 '전사 인쇄(Transfer Printing)' 방식으로 적용해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세계 최초로 구현된 것으로, 별도의 기판 위에서 보호막 박막을 제조한 뒤 리튬 금속에 롤 압착 방식으로 물리적으로 전사하는 방식이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보호막 부착 시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리튬 손상을 방지하고, 리튬 전극의 두께 불균일성을 극복하여 우수한 균일도와 공정 반복성을 확보했다. 또 알루미나-금 이중 보호막과 이온 전도성이 높은 세라믹-고분자 복합 하이브리드 보호막을 개발해 높은 기계적 강도와 낮은 계면 저항을 통해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하고 안정적인 충·방전을 유도한다.

이 외에도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박막 보호막을 245×50mm의 대면적에 균일하게 전사할 수 있는 공정을 입증하여, 상용화에 적합한 제조 확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개발된 보호막이 적용된 전지가 파우치셀에서도 유효함을 확인했다. 100회 충·방전 후에도 81.5%의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55.34mV의 낮은 과전압과 99.1%의 쿨롱 효율을 달성하여 보호막이 없는 경우보다 2배 이상 향상된 수명 특성을 나타냈다.

또 9분 이내 완전 방전시키는 고출력 조건에서도 74.1%의 용량을 유지하며 빠르고 안정적인 고효율 충·방전 특성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 상용화의 핵심 요소로서, 향후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고에너지 저장장치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해당 기술은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 구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매터리얼(Energy Storage Materials)'에 알루미나-금 이중 보호막 연구와 하이브리드 보호막 연구가 각각 2025년 2월과 7월에 게재됐다.  

유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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