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마무리 수순… 업계 1위 굳힌다

2025-07-16     한재희 기자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전에 둔 것. 인수가 마무리되면 OK금융은 수도권 전역에 걸친 영업권을 확보하게 될 뿐 아니라 자산 기준으로도 압도적인 업계 1위를 확정짓게 된다.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이 M&A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 저축은행중앙회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을 위한 막판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승계 등 막바지 협상이 마무리 되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내 마무리 될 거란 전망이다.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마친 뒤 7개월 만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재무 상황이 실사 당시보다 더 악화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세부 협상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올해 초 금융위와 금감원은 저축은행 M&A 규제를 완화해 인수합병 조건 중 BIS 비율 기준을 기존 9% 이하에서 11% 이하로 조정했다.

BIS 비율이 낮을수록 부실 위험이 크다고 판단, 기존에는 BIS 비율이 9%보다 낮은 저축은행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봤는데, 그 기준을 11%까지 확대한 것이다.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인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포함했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가격으로 1082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 측은 당초 1200억원가량을 요구했지만, 최근 1100억원 안팎으로 가격을 낮추며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SPA가 체결되면 금융감독원 승인을 거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가 남아 있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수도권 영업망을 완성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OK저축은행은 서울과 충청, 전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상상인저축은행의 경기와 인천 영업권역까지 확대하게 되면 사실상 수도권 전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 업계 판도도 바뀐다. 올 1분기 OK저축은행이 자산 13조6612억원를 기록하며 12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SBI저축은행(13조4074억원)을 앞섰다. 2분기엔 다시 1위를 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자산 2조3165억원의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SBI와의 차이는 2조원 가까이 벌어진다. 

여기에 물망에 오르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자산 2조7637억원)까지 인수하면 OK금융 산하 저축은행 자산 규모는 19조원에 달해 압도적 1위가 된다.

관건은 인수 이후 건전성 개선 방안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된통 물려있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7.00%, 연체율은 21.29%에 달한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47.67%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상상인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1분기 연체율은 9.08%나 된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9.9%로 전년 동기 9.5%에 비해 상승했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9.64%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연체 채권 상각과 매각에 나서는 한편 부동산PF 채권 역시 경·공매와 정상화 펀드를 통해 정리 중이다.

OK금융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절차가 마무리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협상을 진행중에 있고 SPA를 체결하더라도 당국의 승인 절차 등도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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