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것만 팔렸을까 [새책]
왜 그것만 팔렸을까
시장을 뒤흔든 빅히트 아이템의 비밀
신병규 지음 | 해뜰서가 | 272쪽 | 1만8000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주도하는 시대다. 하지만 10명도 채 안 되는 인력으로 공장을 돌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AI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다. 이런 현실 앞에서 오히려 ‘작고 미묘한 움직임’에 주목한 이가 있다. 고객의 눈빛, 몸짓, 말 한마디 속에 숨겨진 욕망과 바람을 읽어내는 스몰데이터(small data), 그리고 그 힘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이야기한 책이 나왔다. 신병규의 ‘왜 그것만 팔렸을까’이다.
저자는 30년 넘게 비즈니스 현장을 누빈 경험과 석·박사 과정을 통해 얻은 이론을 바탕으로, 작지만 결정적인 단서에서 비즈니스의 해답을 찾아냈다. 고객의 제스처, 발걸음, 매장 내 이동동선 등 ‘사소해 보이는 행동’을 통해 초개인화된 마케팅과 제품 기획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풀어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스몰데이터는 ‘자본과 기술의 장벽’ 없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전략임을 강조한다. 거대한 투자금 없이도 사장과 직원 한 사람이 진심으로 고객을 관찰하고 기록한다면, 스몰데이터는 곧바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당근마켓의 하이퍼로컬 전략, 쿠팡의 로켓배송, 스타벅스의 매장 운영 전략 등도 고객의 미세한 반응에서 출발한 혁신 사례로 소개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류의 독자를 향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겐 ‘눈앞의 고객’에서 사업의 단서를 찾으라고 조언하고, 마케팅을 고민하는 이들에겐 ‘이성적 분석과 감성적 접근’을 병행하라고 말한다. 기업 경영자에게는 “고객 만족 이전에 직원 만족이 우선”이라며 내부 직원의 관찰과 만족이야말로 스몰데이터를 실현하는 핵심이라고 전한다.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스몰데이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장은 일상의 불편함에서 출발하는 비즈니스, 3장은 소비자의 숨겨진 욕망, 4장은 개인 존중과 새로운 경험, 5장은 가심비 시대의 소비 흐름, 6장은 스몰데이터 발굴 솔루션을 담았다.
“왜 내 제품은 안 팔릴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고객이다. 스몰데이터는 고객이 무심코 흘리는 신호에서 출발한다. 고객을 깊이 관찰하고, 그 데이터를 체계화하면 누구든 시장을 뒤흔드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 책의 중심에 있다.
새책 ‘왜 그것만 팔렸을까’는 고객을 향한 ‘진심 어린 관찰’이야말로 AI도, 자본도 넘을 수 없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가 거대해질수록 작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빛난다. 이 책은 그 시선을 갖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안내서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