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갈 길 먼 부실과의 싸움 … 올 상반기 경영개선 조치 100곳

2025-07-21     한재희 기자

올해 상반기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새마을금고 수가 1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경영 혁신을 강조하며 부실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이달부터 시행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법안(새마을금고법 개정안)에 따라 부실 금고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만큼 첫 적기시정조치 금고가 나올지 여부에도 쏠린다.

 각 금고의 경영실태평가 결과(올해 상반기 기준) 및 각 금고의 BIS비율 및 연체율(지난해 말 기준)/IT조선

21일 새마을금고중앙회 수시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2분기 중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는 총 99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금고는 60곳, 개선요구 조치를 받은 곳은 39곳이다. 아직 2분기 말 기준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모두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기준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 수는 100곳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경영개선 조치 금고수는 287곳에 비하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3년 11월 마련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과 그에 따른 법령 등 개정사항을 이행 중이다. 지난 4월엔 새마을금고 혁신 일환으로 고강도 구조개선을 통해 24개의 금고를 합병 조치한 바 있다.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부실한 금고를 우량금고와 합병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앙회는 금고 경영합리화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여전히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기준에 못미치는 금고들이 100여곳이라는 의미다.

새마을금고 경영실태평가는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경영관리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종합등급을 산정한다. 종합평가 결과가 3등급 이하일 경우 경영개선조치 대상이 되며, 이때 등급에 따라 조치의 강도가 다르게 적용된다. 3등급은 ‘경영개선권고’, 4등급은 ‘경영개선요구’, 5등급은 ‘경영개선명령’으로 구분된다.

올해 상반기 권고 조치를 받은 60개 금고는 종합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지만, 자본적정성 항목에서 4등급 이하를 받아 권고 조치를 받았다. 자본비율 미달, 연체율 상승, 부실채권 누적 등의 문제가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이들 금고는 연체채권 정리, 자산건전성 제고 등의 자구책을 추진해야 한다.

보다 심각한 수준인 4등급 금고 39곳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았다. 특히 6곳은 앞서 경영개선권고를 받았지만 이행 실적이 미진해 이번에 조치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관교문학동 금고는 2020년과 2022년, 2023년 등 세 차례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해당 금고의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0.6%에 그친다. 전년 5.72%에서 크게 하락했다. BIS비율이 높을수록 손실 감당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연체율은 17.29%을 기록했다. 

역시 인천의 도화3동·석바위 금고 역시 2022년 2023년에 이어 다시 경영개선 조치를 받았다. 반복적인 부실로 경영위험이 누적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이나 외부 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른 셈이다.

경영개선요구는 이행계획 제출과 사후점검 의무가 부과된다. 이행 실적이 미흡할 경우 중앙회는 경영개선명령 등 보다 강력한 조치로 전환할 수 있다. 명령 조치를 받은 금고는 임직원 해임 권고, 업무 일부 제한, 합병 추진 등의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새마을금고가 전국 1276개에 달하는 만큼 개별 금고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해도 일부 금고에서 반복적으로 하위 등급을 받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부실 새마을금고에 대해 손실금고의 배당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행안부 장관이 부실 우려 금고에 대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불이행시 벌칙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아울러 부실 금고에 대한 기준과 그에 따른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는 적기시정조치를 법제화 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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