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립토법 통과에 가상자산 불기둥… 알트코인 콧노래
비트코인 신고가 후 조정, 리플·이더리움 중심 알트코인 강세 지니어스법 수혜 기대감 고조
미국 의회가 지난 17일(현지시각)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최종 통과시키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알트코인 중심 강세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비트코인(BTC)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리플(XRP)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알트코인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시장 주도권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1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12만 24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후 단기 조정을 거쳐 현재 11만 8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비트코인 상승률은 약 20%로, 같은 기간 리플(70%↑), 이더리움(60%↑)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미넌스)도 한 달 전 66%에서 현재 57%까지 하락해,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특히 리플은 지난 7일간 21% 상승하며 3.55달러를 기록, 올해 1월 전고점을 돌파했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25% 올라 38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알트코인 강세장의 촉매로 지니어스법 통과를 꼽는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의 법적 기준을 정립해,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진입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리플은 발행사인 리플사가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다. RLUSD는 뉴욕 금융감독국(NYDFS) 인가, BNY멜론 수탁, 월별 외부 감사 체계를 구축해 테더(USDT) 대비 제도권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더리움 역시 이번 강세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약 50%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며,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가 연계된다. 이번 법안에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이 금지되자,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 이더리움 기반 DeFi로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블랙록·피델리티 등 대형 기관이 출시한 ETH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8주 연속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이번 강세장에서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에 집중되며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제한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번 ‘지니어스 법’ 통과가 스테이블코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만큼,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이 없는 비트코인은 이번 규제 수혜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다.
한편 시장에서는 향후 지니어스법 후속 입법으로 주목받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상원 통과 여부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해당 법안은 증권·상품 구분 등 가상자산 전반의 규제 명확화를 담고 있어, 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플랫폼 기반 자산에 추가 상승 재료가 될 전망이다.
쟁글 리서치센터는 " 지니어스 법안은 준비금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수립하며, 감사 의무와 라이선스 발행 요건을 포함해 리플(Ripple)의 RLUSD 스테이블코인 전략에 직접적인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리플은 이미 RLUSD 준비금 수탁사로 BNY멜론을 확보하고, 미국 연방 은행 인가와 연준 마스터 계좌를 신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