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직접 깐다” 머스크 승부수… xAI, 또 자금 조달
WSJ “자금 소진으로 AI 칩 구매 위해 120억달러 조달 추진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또 다시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AI스타트업 xAI의 자금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AI 칩 구매를 위해 추가로 120억달러(약 16조6000억원)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말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로부터 담보부 채권 발행 및 대출로 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지 한 달도 안 돼서다. AI 장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모든 금융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xAI의 이번 자금 조달은 자회사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가 주도하고 있다.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는 테슬라 전 이사이자 머스크의 20년 지기 친구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가 설립한 회사다. xAI는 조달한 자금을 AI 챗봇 ‘그록’ 훈련·운영을 위해 필요한 새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 스페이스X도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WSJ은 12일 보도했다. 머스크의 xAI가 경쟁사인 오픈AI나 앤스로픽처럼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직접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AI 칩을 대규모로 사들이느라 막대한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xAI가 연내 130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대규모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를 건설하는 데는 단 12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데이터센터는 처음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0만개로 채워졌고 92일 뒤 GPU가 20만개로 늘었다.
이번 자금 조달은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 2’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대출 규모와 상환 기간 등을 두고 이견이 있어 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AI 칩 업계에서 강력한 버전이 속속 개발되면서 기존 제품의 가치가 급락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줄거나 다른 이유로 xAI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을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