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별별통장 다 팔렸다”… 2030 잡은 국민은행, 이종 협업 박차

가입고객 중 2030세대 47% 4분기 쓱닷컴과 서비스 출시

2025-07-24     한재희 기자

KB국민은행이 스타벅스와 손잡고 출시한 ‘KB 별별통장’의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출시 110일 만에 거둔 성과로, 이종 산업 간 협력과 ‘콘텐츠형 금융상품’ 실험이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은행들이 고객 저변 확대와 비이자이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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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국민은행과 스타벅스의 제휴 통장 ‘KB별별통장’의 모집 한도인 20만좌가 모두 소진됐다. 지난 4월 1일 출시 이후 약 3개월 반 만의 일이다.

가입 고객 20만명 가운데 신규 고객 수는 8만1000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했다. 국민은행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 신규 가입자는 이보다 많은 10만6000명, KB국민인증서를 새롭게 발급받은 고객은 1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계좌 개설에서 멈추지 않고 모바일 앱과 인증서 등으로 연계돼 고객 기반 확대에도 성공했다. 고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한 셈이다. 

특히 전체 고객 가운데 2030세대가 47%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46%, 여성 54%로 집계됐다.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하는 2030 여성층을 타깃으로 한 국민은행의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별별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리워드 혜택이다. 스타벅스 계좌 간편결제 수단으로 연결하고 사이렌오더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스타벅스 리워드 별이 추가로 지급된다(일 1개, 월 최대 5개). 또한 기존 급여 이체 이력이 없는 고객이 해당 통장에 매월 합산 50만 원 이상 입금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월 1매, 연 최대 12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실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리워드 혜택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은행 입장에선 미래 핵심 고객인 2030세대를 비금융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유치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고객의 일상적 소비 접점을 활용해 브랜드 충성도와 유입 효과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성공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본격 추진 중인 ‘임베디드 금융’(비금융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방식)의 확산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4분기 SSG닷컴과 협업해 ‘KB쓱은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SSG닷컴 내에서 국민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 인 플랫폼(Bank in Platform)’ 형태로, 개인 소비자뿐 아니라 입점 판매자도 직접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번 협업은 3050세대 고객뿐 아니라 SSG닷컴에서 활동하는 개인 사업자(소상공인) 대상 금융 서비스까지 포함하고 있다.

소비자 대상으로는 소액 결제 대금을 예치할 경우 기존 요구불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 통장과, 결제액에 따라 캐시백이 제공되는 쇼핑 특화 금융상품을 통해 지속적인 거래를 유도할 방침이다.

입점 판매자에게는 정산 대금 입금 시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전용 통장, 판매 대금 선정산이 가능한 팩토링 서비스, 그리고 원스톱 비대면 대출 서비스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제휴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며 “고객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그에 맞는 금융상품을 출시한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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